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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神도 모르는 두 가지

입력
2014.10.1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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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도대체 알 수 없는 일들이 종종 있다. 인간의 능력으로 알기에는 너무 오묘해 해답을 신(神)에게 구하기도 한다. 그래서 영어로 ‘아무도 모른다(Nobody Knows)’는 ‘신만이 안다(God Knows)’와 유사한 표현으로 쓰인다. 종교 영역에서 신은 전지전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스개 영역에서는 신도 모르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자의 마음이란다. 또 금융계에서는 주식과 환율을 꼽는다. 아무리 이 분야 고수라도 5초 뒤에 벌어질 상황조차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산업계에는 ‘신도 모르는 두 가지’가 회자된다. 항공요금과 통신요금이다. 항공권은 미리 사면 싸고, 급하게 사면 비싸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예약이 꽉 차지 않을 때는 마지막까지 버티면 덤핑 덕을 보기도 한다. 또 여행사를 통해 단체로 구입하면 가격이 대폭 떨어진다. 예약시기나 좌석수급 별로 요금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옆자리 사람에게 티켓요금을 물으면 결례가 될 정도라고 한다. 이 때문에 미국 교통부는 운임은 물론, 수하물이나 서비스 비용 등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 통신요금 산정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각종 지원금이나 보조금을 비롯, 가족이나 유선전화ㆍ인터넷 연계, 제휴카드 이용, 번호ㆍ통신사 이동 등에 따라 천차만별로 할인이 이루어진다. 일반 고객이 통신사별 요금을 비교 분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언제나 선택 후에는 손해를 봤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단말기 가격도 베일에 싸여있다. 제조업체는 영업비밀이라서 밝힐 수 없다고 한다. 이처럼 통신요금은 가격결정 변수가 다양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일부터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통신비용을 높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통신사는 적정 이익을 보장받은 반면, 제조업체는 원가와 보조금을 공개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단말기가 비싸다는 지적 때문이다. 덕분에 통신사와 제조업체는 주가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제조업체의 볼멘소리와 함께 ‘단통법은 단지 통신사를 위한 법’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스마트폰 판매량도 급격히 떨어졌다. 이렇게 가면 결국 모두 피해자가 될 공산이 큰 구조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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