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훈 육상경기연맹 부회장..."한국 마라톤 발전의 풀뿌리 대회"
황규훈(61) 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은 40년 넘게 해마다 이맘때면 국토를 종단하고 있다. 처음엔 선수로서 그리고 지도자와 임원으로 경부역전마라톤과 함께한 세월이 거의 반세기다. 이 때문에 서울과 전북 팀 소속으로 10년 간 뛰었던 현역 시절, 서울시청과 건국대 지도자 시절 등등 이 대회와 얽힌 에피소드가 차고 넘친다. 현재는 삼성전자 육상단 감독으로서 후배들을 대회에 출전시켜 담금질한다. 그래서 육상인들 사이에‘걸어 다니는 경부역전마라톤’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그 중 레이스가 중단돼야 했던 사연이 압권이다. 황 부회장은 18일 “예전에는 기차 때문에 선수들이 뛰다가 멈춰야 했다. 대전~천안, 천안~서울에서 꼭 2~3차례 기차가 지나갔다”며 “화물 기차는 통과할 때까지 1분이 넘게 걸린다. 그러다 보면 600~700m 뒤에 있던 선수들도 어느새 도착해 기찻길부터 함께 뛰게 된다”고 웃었다. “그에 비하면 요즘 대회 환경은 참 좋다”는 설명이다.
황 부회장은 경부역전마라톤의 가치도 역설했다. 한국 마라톤 발전의 ‘풀뿌리’라는 것이다. 그는 “지금 우리 선수들이 5,000m에서 케냐 선수들에 1분 정도 뒤진다. 여기서부터 차이가 나니 마라톤 풀코스에선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10㎞를 꾸준히 뛰면 스피드가 향상된다. 일본에서도 역전대회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황 부회장은 이어 “선수들이 소구간 기록을 세우겠다는 확실한 목표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기량이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며 “각 시ㆍ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출전하는 게 고무적이다. 대회 9연패를 달리는 ‘최강’ 충북 팀도 1980년대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계속해서 대회에 나서며 지금은 1인자가 됐다”고 말했다.
김천=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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