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부인 김경희 자취 감추고 리용하·장수길 등 측근 잇따라 숙청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이 처형된 후 지난 1년 북한 권부 핵심 인사들의 부침도 극심했다. 장성택ㆍ김경희 계열 인사들은 숙청을 면치 못했고, 집권 3년차를 맞은 김정은 위원장은 빨치산 후예 그룹, 군부 및 당 신진엘리트를 친위그룹으로 중용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후계자로 지명된 1970년대 중반 이후 40여년 동안 장성택은 김정일 매제로 권력 핵심부를 지켰다. 하지만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 기반을 새롭게 다지면서 그는 하루 아침에 ‘국가전복음모행위’ 죄목으로 처형됐다. 장성택 처형 후 부인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도 자취를 감췄다. 한때 사망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평북 지역에서 요양 중”이라는 게 정보당국 분석이다.
장성택 김경희 실각 후 그의 측근들도 차례로 숙청됐다. 장성택 처형 직전인 지난해 11월 노동당 행정부 부부장이었던 리룡하, 장수길이 우선 처형됐다. 김영일 노동당 국제비서, 문경덕 평양시당 책임비서, 리영수 당 근로단체부장, 백계룡 당 경공업부장 등도 숙청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 집권 초 군부 실세였던 리영호 총참모장도 반당분자로 숙청된 상태다.
반면 일제 만주빨치산 시절 김일성의 핵심 측근이었던 최현의 아들 최룡해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정은 시대 2인자로 꼽힐 정도로 급부상한 인물이다. 그는 당은 물론 국방위 위원, 군 총정치국장,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의 자리에도 등용됐고, 지난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남측을 방문할 때도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김정은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났을 정도로 각광 받고 있다.
노동당에서 군을 맡던 황병서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김정은 시대 핵심 실세로 꼽힌다. 그는 최룡해의 뒤를 이어 군 총정치국장도 맡고 있다.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 시절 현지 북한대사였던 리수용 외무상도 급부상했다. 인민군 1세대 오진우의 아들인 오일정 노동당 군사부장, 군부 신진 실세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등도 장성택 숙청 후 부각된 인사다.
김정은 시대 실세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여동생 김여정이다. 2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노동당 조직지도부 혹은 선전선동부 부부장(차관급)을 맡으면서 김정은의 권력 안정화를 돕는 핵심 인물로 꼽힌다.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이 김정일 시대 인물을 세대교체하고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권력 주변 인물들의 부침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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