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사막·눈 덮인 고지 극한 레이스, 35회 대회 거치며 60명 이상 희생
올해는 50여개국서 600여명 참가
상상을 초월하는 9,000여km의 여정을 내달릴 차량들이 출발선을 떠났다. 자동차 경주대회 다카르 랠리 2015년 대회가 5일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작됐다.
올해 36회째를 맞은 다카르 랠리는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출발해 칠레와 볼리비아를 거쳐 18일 다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골인한다. 원래 대회는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에서 시작됐지만 2008년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회가 취소됐다. 이후 2009년부터 대회 장소를 남미로 옮기면서 경주가 속개됐다.
다카르랠리는 가장 ‘악명’ 높은 자동차 경주대회다. 특히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이 같기 때문에 험준한 안데스 산맥을 두 번이나 통과해야 한다. 모래 태풍이 이는 사막과 눈 덮인 고지를 넘나들어야 한다. 안데스산맥 아타카마 사막 해발고도 4,160m까지 통과해야 한다.
네비게이션 사용 역시 엄격히 금지된다. 오직 지도책만 허락된다. 더 잔인한 점은 지도조차도 새로운 스테이지가 시작되기 전날 밤에 나눠준다는 점이다. 참가자들은 머리 속에 지도를 다 넣기도 전에 체력 비축을 위해 잠들어야 한다. 하지만 황량한 사막에서 엉뚱한 방향으로 달렸다가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다.
올해는 전세계 50여 개 나라에서 600여명의 선수가 도전장을 던졌다. 최연소자는 18세, 최고령은 73세다. 3개국의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이 대회는 바이크와 4륜 바이크, 자동차, 트럭 등 4개 부문으로 나뉜다.
혹독한 레이스는 출전 선수들을 종종 죽음으로 몰아 넣기도 했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바이크 부문에 출전한 벨기에 출신 에릭 팔랑트가 아르헨티나 구간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1979년 제1회 대회부터 지난해까지 출전 선수와 관람객 등 대회 관계자 6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2000년대 중반에는 교황청까지 나서‘생명을 경시하는 비인간적인 대회’라며 대회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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