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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문건 수사 역시나… "사실무근" 앵무새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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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문건 수사 역시나… "사실무근" 앵무새 검찰

입력
2015.01.0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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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뒤흔든 '정윤회 문건' 유출 대통령 가이드라인 못 벗어나

鄭씨 국정개입 단서 발견 안 돼 "검찰, 정치 사안 수사 한계" 지적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유상범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비선개입 논란을 불러온 '정윤회 문건' 내용의 진위, 유출 경로 등과 관련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공무상비밀누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유상범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비선개입 논란을 불러온 '정윤회 문건' 내용의 진위, 유출 경로 등과 관련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공무상비밀누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연합뉴스

지난 연말 정국을 뒤흔든 정윤회(60)씨의 국정개입 의혹 문건 사태는 결국 청와대 문서를 유출한 3명을 사법처리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5일 검찰이 발표한 중간수사결과는 사태 초기 “문건 내용은 찌라시 수준, 문건 유출은 국기문란”이라고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수사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애당초 ‘비선실세 의혹’이라는 정치적 성격이 뚜렷한 사건이었던 만큼, 검찰 수사로 의문점을 해소하기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이날 조응천(53)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공무상 비밀누설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관천(49) 경정이 지난해 2월 청와대 파견 해제 후 서울경찰청 정보분실에 보관했던 짐에서 청와대 문서 14건을 빼내 무단복사하고, 이를 최모(사망) 경위에게 넘겨준 한모(45) 경위도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문건 작성자이자 조 전 비서관의 공범인 박 경정은 지난 3일 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비서관은 청와대 재직 중인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박지만(57) EG 회장에게 ‘정윤회 문건’ 등 17건의 대통령기록물 원본을 무단 유출한 혐의다. 이 가운데 ‘VIP 방중 관련 현지 인사 특이 동향(VIP 친분과시 등) 보고’, 유전개발업체 K사와 폐기물처리업체 I사 관련 비리 첩보 등 10건은 공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검찰은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의 지시를 받고 박 경정이 박 회장 측근인 전모씨를 통해 박 회장에게 문건들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특히 ‘VIP친척(박지만) 등과의 친분과시자 동향보고’와 ‘정윤회 문건’ 등 정씨 비방 내용이 담긴 문건들이 2013년 12월~2014년 1월 집중적으로 박 회장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 전 비서관은 “대통령 친인척 관리라는 업무 차원이었고, 박 회장에게 넘긴 것도 청와대 공식문서가 아닌 쪽지 6건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법정에서 공방이 예상된다.

문건의 유출 경로와 달리, 문건에 담긴 정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뒷받침할 단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정씨와 청와대 참모진들 간 모임(십상시 회동)이 허위임은 물론, 정씨가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과 수시로 접촉한 흔적도 없었다. 시사저널의 ‘박지만 미행설’ 보도 직후인 지난해 3월 24일~4월 3일, 세계일보의 정씨 국정개입 의혹 보도 직후인 지난해 11월 24~29일 정씨가 이재만ㆍ안봉근 비서관과 수 차례 통화한 것이 전부였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1년간 통신내역과 발신기지국 위치, 차명폰 사용가능성까지 분석했지만 이들 중 일부가 모인 정황도, 이들이 차명폰을 사용했다고 볼 만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청와대 맞춤형 결론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의 진실을 밝히라고 했더니 정씨는 지워버리고 문건 작성자들의 자작극이라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며 “사건의 동기와 결과는 못 밝히고 과정만 처벌하겠다고 나선 꼴”이라고 비판했다. 의혹의 핵심인물인 정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희대의 국정 농단자라는 오명을 벗게 돼 너무나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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