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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서도 "대통령이 한 게 뭐 있노" … 냉랭한 설 민심에 與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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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서도 "대통령이 한 게 뭐 있노" … 냉랭한 설 민심에 與 긴장

입력
2015.02.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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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동안 지역 민심 듣고 온 의원들 "당장 내가 재선될 수 있을지 걱정"

명절 전후 여론 '장터 효과' 주목, 새누리 지지 34.7% 새정치 33.8%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장단 집중토론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장단 집중토론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장 내가 (재선이) 걱정된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한 여당 의원에게 지역민심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그는 다른 곳도 아닌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대구의 초선의원이다. 이 농반진반의 말 속에는 요즘 새누리당 의원들이 느끼는 위기의식이 녹아 있다. 전통적 텃밭인 대구ㆍ경북(TK)까지 파고들기 시작한 민심이반 때문이다.

이 의원은 “대구는 늘 ‘우리 박 대통령 잘한다’는 말이 대세였는데, 요즘은 ‘박 대통령이 한 게 뭐가 있느냐’는 얘기가 더 많이 들린다”고 했다. TK의 한 중진의원도 “대구조차 여론이 나빠진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에서 비롯된 불통인사 논란에다 담뱃값 인상, 연말정산 파동,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혼란 등 정책 혼선까지 겹쳐진 결과다.

이한성 의원(문경ㆍ예천)은 “박 대통령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온 지역인데 요즘은 ‘대통령이 인사에 대한 비판을 왜 받아들이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도 “체감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담뱃값 인상, 연말정산 파동 등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는 정책들 때문에 불만이 쌓인 것”이라고 말했다.

TK지역은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에게 8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선물한 곳이다.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율’의 핵심기반이었다. 그런 TK지역 의원들이 민심의 변화를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건 여권 입장에서 볼 때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사실 이 같은 조짐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나타났다. 대구방송(TBC)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TK지역 성인 1,800명과 여론 주도층 26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1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처음으로 50% 아래(49.5%)로 떨어졌고, 그 이후로는 지지율이 하락했으면 하락했지 오를 일이 없었다는 게 의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정치권이 특히 명절 민심에 민감한 건 파급력 때문이다. 명절 연휴는 여론이 반전되거나 더욱 악화하는 계기가 되곤 했다. 2006년 추석 연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박 대통령과의 격차를 벌이기 시작한 분기점이었고, 2010년 설 연휴는 세종시 수정안 반대여론이 급증하는 시발점이었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정치 현안과 주요 정치인들에 대한 민심이 한 데 융합되면서 명절 전후로 여론의 추세가 바뀌는 ‘장터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설 연휴를 앞두고는 이완구 국무총리 인사청문 파동과 소폭 개각이 있었다. 여권 입장에선 설 민심이 어떻게 형성됐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이미 연휴 첫 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율(34.7%)은 새정치민주연합(33.8%)에 거의 따라잡힌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민심의 변화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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