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90년대 초, 열악한 작업장 화재로 숨진 미국 여성노동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제정됐다. 1975년 유엔이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여성 인권과 함께 건강에 대해서도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뇌졸중은 여성의 수명이 더 길고 노년기에 발생위험이 높아 남성보다 여성이 더 취약한 질병이다. 전 세계적으로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10명 중 6명이 여성이다. 국내에서도 여성 뇌혈관 질환 사망률은 53.1명으로 남성보다 1.08배나 높다. 그래서 지난해 세계 뇌졸중 캠페인(World Stroke Campaign)은 ‘I am Woman’이라는 슬로건으로 여성과 뇌졸중에 특화된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성은 뇌졸중 사망률뿐만 아니라 발생위험과 질병 예후관리도 미흡하다. 뇌졸중은 예방 가능하므로 주로 여성에서 더 흔한 고혈압, 심방세동의 관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혼자 사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아 위험인자 관리가 소홀하다. 뇌졸중은 발병 후 생존하더라도 뇌조직 손상과 대응치료 시기에 따라 다양한 합병증을 초래하므로 삶의 질을 높이려면 세심한 예후관리가 중요하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신경학(Neurology)’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뇌졸중 발병 후 여성의 삶의 질은 남성보다 낮았다.
연구원들은 1,400여명의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뇌졸중 발병 3개월 후의 삶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운동력(mobility)이나 자립성 등에서 유의미하게 낮았다. 우울증과 같은 정서적 측면에서도 더 많은 고통을 호소했다. 1년 후 같은 조사를 실시한 결과, 비록 3개월만큼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으나, 여성이 여전히 더 어려운 삶을 이어갔다.
대한뇌졸중학회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발표했다. 여성은 남성보다 뇌졸중 발병 후 통증이나, 호흡곤란 등의 비(非)신경계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런 통증과 증상은 뇌졸중 예후 관리를 저해하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어 여성이 취약한 삶을 이어가는 것이다.
뇌졸중 발병 후 20~30%의 환자에서 근육경직이 생긴다. 한국에서도 20만 명 정도가 뇌졸중 발병 후 경직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직은 평소 집안일을 도맡아 하거나 생계 활동을 이어가는 여성이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에 유효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속적인 예후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치료비, 보호자 부담, 낙상과 골절 같은 문제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경직이 심할수록 비용도 많이 든다. 이 치료법으로는 약물, 재활치료 등 다양하지만 팔이나 다리의 국소 부위에는 보툴리눔 톡신(보톡스)이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은 주름개선과 같은 미용적인 방법으로 사용된다고 흔히 알고 있는데, 콜린성 신경말단의 아세틸콜린 분비를 차단해 근육 경직을 완화하는 치료법 중 하나다. 이는 경구용 약물과 비교해 부작용이 거의 없고, 안전한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메디톡신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산된 국산 제품이 나왔다. 보툴리눔 톡신은 운동 치료, 체외충격파 치료와 같이 시행하면 더 좋은 결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여성들이 정치ㆍ경제ㆍ사회 리더로 급부상하고 있다. 뇌졸중, 특히 예후관리에서도 여성의 치료 교육과 꾸준한 관심으로 삶의 질을 개선하는 사례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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