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 포수 정상호(33)는 올 시즌 장타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김무관 SK 타격코치도 187㎝, 100㎏의 큰 체구를 주목하면서 "홈런 20개는 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호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09년 12개다. 최근 3년간은 단 한번도 두 자릿수 홈런을 치지 못했다.
정상호는 시범경기 동안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정작 정규시즌 개막 후 5경기에서 타율 6푼7리(15타수 1안타)로 맥을 못 췄다. 유일한 1안타는 3월28일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때린 2루타다.
긴 침묵은 지난달 9일 kt전 시즌 첫 대포로 깼다. 이날부터 9일 인천 삼성전까지 타율 3할3푼8리로 맹타를 휘둘렀다. 홈런은 3개, 2루타는 4개가 나왔다. 장타율은 5할2푼9리. 시즌 타율도 어느덧 2할8푼9리로 3할에 다가섰다.
정상호는 10일 인천 삼성전에서도 장타 본능을 뽐냈다. 7번 포수로 선발 출전해 0-1로 뒤진 2회 무사 1ㆍ2루에서 상대 왼손 선발 차우찬의 시속 145㎞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좌월 3점 아치(비거리 105mㆍ시즌 4호)를 그렸다. 몸 쪽 낮게 직구가 들어왔지만 손목 힘으로 라인 드라이브 홈런을 날렸다. SK가 삼성을 7-5로 눌러 정상호의 대포는 결승타가 됐다. 이날 3타수 1안타 3타점을 기록한 그의 시즌 타율은 2할9푼1리로 올랐다.
정상호는 달라진 타격에 대해 "스프링캠프 연습했던 것이 조금씩 나오면서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땅볼 보다는 위로 띄우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땅볼을 치면 어차피 발이 느려 뛰다가 죽는다"면서 "스윙 궤도를 올려서 치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김용희 SK 감독 또한 정상호의 상승세 비결로 "스윙이 전에는 위에서 아래로 갔는데 지금은 밑에서 위로 올라간다"고 말했다. 실제 정상호는 개막 5경기 동안 땅볼 타구가 6개로 뜬 공(4개)보다 많았다. 그러나 이후 22경기에서 뜬 공 16개, 땅볼 10개로 비율이 뒤바뀌었다.
정상호는 공격뿐만 아니라 안방도 든든히 지킨다. 팀에서 체력 안배를 적절히 해준 덕분에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할 수 있는 페이스로 뛰고 있다. SK는 정상호에게 일주일에 4~5차례, 이재원에게 1~2경기를 맡기는 체제로 운영 중이다. 정상호는 "감독님과 하세베 배터리 코치님이 조율을 잘해줘 체력은 아무 문제 없다"고 강조했다.
완전체 포수로 거듭나고 있는 정상호는 올 시즌을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한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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