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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vs 이완구… 돈 전달 날짜ㆍ방법 등 치열한 手싸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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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vs 이완구… 돈 전달 날짜ㆍ방법 등 치열한 手싸움 예고

입력
2015.05.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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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4일 부여 선거사무소'

목격자들 잇단 증언으로 압축 불구, '3월 25일ㆍ4월 7일' 등 혼선도

비타 500박스ㆍ노란 봉투 등 전달 방법도 상반된 진술 나와

李 전 총리 측근들 동원해 관련자 회유 시도 여부도 조사 대상

‘성완종 리스트’특별수사팀이 이완구(65) 전 국무총리를 리스트 인사 8명 가운데 두 번째 소환 대상자로 지목했다.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이 전 총리는 14일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다. 금품수수 의혹과 거짓 해명 논란으로 불명예 퇴진한 지 17일 만이다. 총리 취임 이후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던 그가 사실상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사 앞에 서는 모습은 한국 정치사의 또 다른 아이러니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의 소환은 시점 문제였지 예정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8인의 정치인 가운데 지난 8일 검찰 조사를 받은 홍준표(61) 경남지사 다음으로 수사 단서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 전 총리를 상대로 조사할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돈 전달 날짜다. 성 전 회장은 생전 마지막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번에 보궐선거(2013년 4ㆍ24 재보선)에서 (이 전 총리의) 선거사무소에 가서 한 3,000만원 줬다”고 말했다. 당시 이 전 총리는 충남 부여ㆍ청양 재선거에 출마했는데, 금품 제공의 날짜는 후보자 등록이 있던 ‘2013년 4월 4일’로, 장소는 ‘부여 선거사무소’로 점차 압축돼 갔다. 성 전 회장과 이 전 총리가 그 때, 그 장소에서 “독대하는 장면을 봤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성 전 회장 측 인사뿐 아니라, 이 전 총리 캠프의 자원봉사자(한모씨)와 이 전 총리의 옛 운전기사(윤모씨) 등도 증언 대열에 동참했다. 그러나 최근 돈 전달이 4월 4일이 아니라 ‘4월 7일’이나 ‘3월 25일’에 이뤄졌다는 증언도 나와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소환 당일, 이 부분을 둘러싼 검찰과 이 전 총리의 공방이 팽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단 검찰은 관련자 진술과 고속도로 하이패스 기록 등을 통해 성 전 회장의 당시 동선을 복원한 결과, ‘4월 4일’로 날짜를 특정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3,000만원이 전달된 방법도 현재로선 알쏭달쏭한 상태다. 이 전 총리 측 선거사무소 방문에 동행한 성 전 회장의 한 측근은 언론 인터뷰에서 “비타500 박스에 5만원권 현금을 담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했고, 또 다른 측근은 “노란 봉투에 담아 건넸다”고 밝혔다. 상반된 진술이 나온 가운데 검찰은 ‘비타500’ 관련 진술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와 ‘비타500’을 희화화하는 게 유행이었지만 현재로선 서로 연관성이 없는 셈이다. 그러나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 금모씨와 운전기사 여모씨 등을 수시로 불러 당시 상황을 충분히 복원ㆍ재현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전 총리가 측근들을 동원, 관련자들에게 회유를 한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이 전 총리 측 김모 비서관은 한씨와 윤씨 외에도 당시 자리에 있던 도의원 등 총 10여명에게 전화를 걸어 “성 전 회장과 이 전 총리가 4월 4일에 만나는 것을 못 보지 않았느냐”고 유도성 질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성 전 회장 돈 1억원의 ‘전달자’를 회유한 의혹이 제기된 홍 지사 사건과 판박이인 상황이다. 검찰은 김 비서관을 소환하지 않고 있는데 ‘패’를 노출하지 않기 위해 이 전 총리 소환 직전에야 그를 불러 조사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때문에 검찰 주변에서는 홍 지사와 마찬가지로 이 전 총리에 대한 조사 또한 기존의 금품로비 수사와는 판이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홍 지사는 검찰 조사 후 “돈이 전달됐다는 날짜와 장소도 묻지 않더라”고 했고, 검찰은 “굳이 추궁할 필요도 없었다”면서 “수사팀이 날짜, 장소를 특정하지도 않고 소환을 통보하진 않는다”고 맞받았다. 검찰과 이 전 총리 간의 수(手) 싸움이 마지막까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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