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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메르스 방역… 첫 환자 의료진 2명도 감염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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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메르스 방역… 첫 환자 의료진 2명도 감염 의심

입력
2015.05.2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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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확진 판정자 검사 원했지만

발열 미미해 별도 조치 안해

3차 감염자 발생 가능성도 배제 못해

질병관리본부 의심자 기준 낮춰

접촉자가 원하면 병원 격리하기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된 70대 환자를 간호하던 40대 딸이 확진 판정을 받아 국내 감염자가 4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국내 첫 메르스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 두 명이 발열 등 감염 의심 증상을 보여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두 사람은 국내 첫번째 환자 A(68)씨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치료를 한 간호사와 의사로, 의료진 중 감염 의심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보건당국은 환자와 접촉한 이들을 자택 격리 조치했지만 감염자가 계속 늘어나는 데다, 감염 의심환자가 다른 가족들과 접촉했을 경우 3차 감염자의 발생도 배제할 수 없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집에 격리돼 증상을 관찰 중이던 의료진 2명이 이날 발열 등을 호소해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옮겨졌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감염 의심자인 간호사 E씨는 이달 12,14,15일 A씨가 3일간 방문했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접수와 채혈 등을 진행했다. 22일부터 집에서 격리 중이던 E씨는 26일 오전부터 고열과 근육통, 메스꺼움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감염 의심자 F씨는 17일 A씨가 방문한 다른 의원급 의료기관 의사로 A씨를 가까이에서 청진했다. F씨 역시 26일 오전부터 발열과 설사 증상을 호소해 국가지정격리병상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질본은 메르스 감염 의심자를 판단하는 기준을 낮추고, 밀접 접촉자가 원할 경우 병원에 격리될 수 있도록 관리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의심환자 발열 판단 기준을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인 38도 이상에서 37.5도 이상으로 낮춰 경미한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으로 이송해 유전자 진단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며 “4명의 확진자들은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추가 감염자 발생을 막기 위해 진단검사 기준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버지를 간호하다 네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D씨는 본인이 격리와 유전자 검사를 원했음에도 보건당국이 매뉴얼 준수를 고집하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관리 강화가 ‘뒷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D씨는 20일 밤 아버지 C씨의 메르스 확진 이후 자신의 격리를 원했음에도 보건당국은 발열이 미미해 검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D씨는 25일 오전 열이 38.2도까지 올라 병원으로 옮겨졌고, 26일 새벽 유전자 검사 결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D씨는 발열과 두통이 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은 또 D씨가 20일부터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가족과 떨어져 아버지 집에서 혼자 생활했다고 밝혔지만, D씨의 남편이 D씨를 아버지 집까지 태워준 것으로 알려져 검역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D씨는 2차 감염자인 아버지를 간호했기 때문에 3차 감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지만 보건당국은 D씨가 아버지 C씨와 5시간 동안 한 병실을 썼던 첫번째 환자 A씨로부터 옮은 2차 감염으로 보고 있다.

양 본부장은 “D씨가 아버지 C씨의 증상 발현 후 한 시간 이내 격리조치 됐기 때문에 ‘최소 잠복기 48시간’에 해당하지 않아 역학적으로 맞지 않다”며 “A씨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병원 안에서 의사나 간호사, 간병인에게 확산되는 2차 감염은 생길 수 있으나, 2차 감염자로부터 3차 감염이 생기는 일은 극히 드문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며 “3차 감염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질본은 다만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퍼져나갈 가능성은 낮아 대응 단계를 현재의 ‘주의’ 상태로 유지할 방침이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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