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제1야당 명운 걸린 ‘김상곤 혁신’에 주목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제1야당 명운 걸린 ‘김상곤 혁신’에 주목한다

입력
2015.05.27 17:43
0 0

새정치민주연합이 어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을 혁신위원장에 정식 임명했다. 4ㆍ29 재보선 전패로 존망위기에 처한 당을 구할 책임을 맡긴 것이다. 문재인 대표와 최고위원회의는 그에게 당 쇄신 작업의 전권을 위임했다. 김 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원회의 당 혁신 결과에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둔 제1 야당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 위원장의 어깨는 무겁다. 그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사약을 앞에 두고 상소문을 쓰는 심정”이라며 “정당개혁, 공천개혁, 정치개혁의 무겁고 준엄한 혁신을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당 소속 의원들에게 기득권을 내려놓고 겸허히 혁신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혁신위원회 활동기간 패권과 계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선언했다. 기득권과 계파다툼이 무기력하고 무능하며 무책임한 제1야당의 모든 병폐 근원임에 비춰 올바른 접근이라고 본다.

하지만 뿌리 깊은 기득권의 해소와 계파 척결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명분이 아무리 좋아도 자신이나 자신의 계파가 배제되면 사생결단하듯 반대하는 게 정치판의 생리다. 혁신위 활동과 관련 당 안팎에서 물갈이와 중진용퇴론 등이 나돌면서 벌써부터 여기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김 위원장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호남ㆍ486물갈이, 계파등록제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혁신위 활동이 어느 단계에 가면 대대적 인적 쇄신논의가 불가피하다. 그때 벌어질 거센 반발과 분열의 역작용을 어떻게 흔들림 없이 처리해 나가느냐가 혁신위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다.

김상곤 혁신위 활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특히 문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적극 지원하고 희생을 감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 위원장은 어제 “당 대표가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고, 문 대표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육참골단(肉斬骨端 ㆍ자신의 살을 베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호응했다. 이런 다짐이 빈말이 되지 않아야 제1야당의 혁신이 가능하다.

김 위원장이 이날 기자회견 모두에서 묘사한 대로 새정치연합은 절벽 위에 매달려 있는 형국이다.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동아줄이 끊어지기 전에 당원과 국민들로부터 든든한 새 동아줄을 받아야만 목숨을 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들은 이미 제1야당의 혼돈과 지리멸렬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결코 오래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 새정치연합 당 윤리심판원이 그제 ‘공갈’ 막말 파문을 일으킨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해 ‘당직 자격정지 1년’의 중징계를 내린 것은 나름 위기감의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이번이 회생의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인식을 갖고 김상곤 혁신위 활동 성공에 모든 것을 다 걸길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