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되레 큰소리치는 문형표
알림

되레 큰소리치는 문형표

입력
2015.05.27 20:00
0 0

"잘못된 수치 제시한 적 없다

세대 간 도적질은 학술 용어"

與, 유감 표명 유도하려다 당혹

27일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27일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27일 야당이 자신의 국민연금 관련 발언을 문제삼으며 해임건의안까지 거론하는 데 대해 “잘못된 수치를 제시한 적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문 장관의 사과나 유감 표명 수준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의 걸림돌을 제거하려던 여야간 협상 노력에 결과적으로 정부가 또 다시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문 장관은 이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현안보고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기왕 나왔으니 ‘잘못된 수치를 제시해 국민을 현혹시켰다’는 야당 주장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하자 “일반적인 재정추계 결과를 인용한 것으로 제 말에 책임을 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보험료율을) 1%만 올리면 소득대체율을 10% 올릴 수 있다는 건 2060년 기금 고갈을 전제한 것”이라고 야당의 주장을 거듭 반박했다.

문 장관의 답변에 야당 의원들이 발끈한 것은 물론 새누리당 의원들도 당혹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 의원의 질의는 여야 교착상태를 매듭짓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사실상 문 장관의 유감 표명을 유도한 측면이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문 장관이 적절한 입장을 표명하는 선에서 이야기해보겠다”며 절충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고, 야당도 해임건의안 본회의 상정에서 사과 표명으로 한발 물러선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문 장관의 ‘입바른 소리’가 화를 키웠다. 의식적으로 메르스 관련 질의에만 몰두하던 야당 의원들은 곧바로 연금 문제로 초점을 옮겼다.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주무장관으로서 ‘세대간 도적질’ 발언이 과도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고, 같은 당 양승조 의원은 “스스로 해임할 생각이 없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도 문 장관은 “(세대간 도적질은) 수 많은 참고문헌에 나오는 학술용어다”, “잘못이 있다면 책임지겠지만 근거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등 오히려 목소리를 높이며 물러서지 않았다.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조차 혀를 찰 정도였다.

보다 못한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장관 발언에 오해가 있으면 적절한 수준에서 유감을 표명하자는 취지로 (국민연금 이야기를) 꺼냈는데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며 “(문 장관이) 앞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겠다는 정도로 해주시라”고 중재에 나섰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