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조사 이후 반일감정 최고
日 한국 신뢰도 25% 여전히 바닥
현재의 한일관계 묻는 질문엔
韓 89%·日85%가 "안 좋다"
"향후 관계 그다지 안 변할 것"
韓 58%·日65% 어두운 전망 많아
최근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ㆍ일본간 갈등이 두 나라 국민의 상대방에 대한 감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 대한 한국민의 신뢰 수준이 1995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 반일 감정이 사상 최악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한국에 대한 일본 국민의 신뢰 수준도 지난해 보다는 다소 회복했지만 여전히 예년에 비해 바닥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4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의회 연설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 양국의 역사 인식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양국민의 감정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 국민은 모두 한ㆍ일 관계에 미치는 영향으로 중국을 미국만큼 중요한 요인으로 생각했다. 특히 일본인들은 군사적 최대 위협국가로 북한 보다 중국을 우선 꼽았고, 중국 경제의 성장에 대해서도 ‘일본 경제에 부정적일 것’이라며 경계했다.
한국일보 창간 61주년 및 재창간 선언을 맞아 한국일보와 일본 요미우리(讀賣) 신문이 각각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동시에 실시한 ‘2015 한일 국민의식 공동여론조사’ 결과 ‘일본을 신뢰한다’는 한국 응답자 비율이 13.9%로 떨어져 관련 조사를 시작한 후 최저를 기록했다. ‘한국을 신뢰한다’는 일본 응답자 비율도 24.5%로 지난해(18.0%)에 비해 다소 회복했지만 여전히 예전에 비해 크게 낮았다. 특히 역대 조사에서 줄곧 40~60%를 유지하던 일본 국민의 ‘대 한국 신뢰도’가 최근 3년간 크게 떨어져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과거사에 대한 한국의 지속적 압박에 대해 피로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의 과거사 사죄에 대해 충분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충분하다’고 답변한 일본 국민이 76%에 달했다.
상대국민에 대한 친밀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답변 비율이 높았다. ‘현 한ㆍ일 관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부정적인 답변이 양국 모두 89.4%(한국), 85%(일본)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상대국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도 ‘느낀다’는 일본인은 32%, 한국인은 19.8%에 그쳤다.
특히 일본에 대한 한국인들의 감정이 악화됐는데, ‘일본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이 78.4%로 지난해(76.7%)에 비해 1.7%포인트나 상승했다.
향후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그다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한국 58.4%, 일본 65%로, 양국민 모두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한편, 이번 공동조사의 한국측 부분은 한국일보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유무선전화 혼합방식의 임의전화걸기(RDD)방식으로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면접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일본에서는 요미우리 신문사가 같은 기간 2,09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에 신뢰 수준은 ±3.1%이다. 한국일보와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1995년 이후 21년째 한국과 일본의 국민 인식을 상호 비교하며 양국 관계 개선은 물론, 동아시아 정치가 향후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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