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철의 복귀작’으로 방송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추석특집 MBC‘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 28일 2부작의 막을 내렸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고 방송을 중단했던 노홍철과 각 분야의 ‘대표 잉여’로 선발된 4명의 출연자들이 자급자족으로 유럽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으로 여행작가 태원준, 스트리트 아티스트 료니, 모델 송원석, 취업준비생 이동욱이 참가해 기대를 모았다.
이들은 체코 프라하, 스위스 인터라켄, 스페인 부뇰 등 유럽 방방곡곡을 떠돌며 청춘을 뽐냈다. 히치하이킹과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지를 옮기고 출연자들끼리 즉석에서 여행 계획을 짜면서 캠핑과 패러글라이딩, 토마토 축제 등을 즐기며 서로의 젊음을 응원했다. 제작진은“패배의식에 사로잡히기보다 언제든 새롭게 도전할 수 있다고 믿는 젊은이들에게 ‘잉여’는 기회와 도전을 통해 빛날 수 있는 가능성의 또 다른 이름”이란 말로 기획의도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영 냉담한 분위기다. 분명 출연자들의 면면은‘잉여’라고 말하기엔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대중들에게 조금 덜 알려졌을 뿐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나름대로의 업적을 만들고 있었다. 취업을 준비 중이라던 대학생이 서울대 출신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누가 봐도 출연자들을‘잉여’로 규정하기란 쉽지 않았다. 제작진의 말대로 이들이 ‘잉여’라면 자신의 꿈을 펼칠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수 많은 젊은이들은 무엇으로 정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노홍철의 발언도 화제였다. 그는 히치하이킹으로 탑승한 차량 안에서 외국인 운전자에게 “나는 음주운전을 해서 다 잃었다. 당신은 절대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고 충고했고 다른 차량에서 만난 한국인 부부가 “8월 15일에 결혼했다”고 말하자 “저도 8.15 특별사면을 받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과거 자신의 잘못을 정면으로 언급한 노홍철의 태도에 대해 시청자들은 “잘못을 뉘우치는 용기 있는 발언”과 “자숙 연예인의 출연 자체가 불편했다”는 의견으로 나뉘기도 했다.
네티즌들도“서울대에 예술가에 모델에 여행작가에. 어딜 봐서 잉여들이죠? 전혀 공감이 안되네요”(bam****),“토마토 축제 가서 즐기고 패러글라이딩 하고. 이것보다 차라리 봉사활동을 하는 게 좋았을 듯”(ilw***), “대한민국의 어떤 취업 준비생과 잉여가 유럽 여행을 갈 수 있다는 건지. 박탈감만 느껴졌습니다”(wiz****) 등의 글을 올려 프로그램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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