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중국 경사론' 불식 위해
美 국방부 청사서 한미동맹 과시
한미중 3각 북핵 협의 마무리
내일 한미 정상회담 '북핵' 등 논의
北, 변화 유인 메시지에 화답 땐
비핵화·한반도 정세 분수령 전망
박근혜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도착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및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 방문을 비롯한 나흘 간의 방미 일정에 들어갔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변함없는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한편 중국 전승절 참석으로 불거진 국내외의 중국 경사론을 불식시킬 계획이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16일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한미 동맹과 연관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합류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한반도 배치,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의 4대 핵심기술 이전 문제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될 수 있다. 때문에 박 대통령이 워싱턴에 머무르는 나흘은 한반도 안보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박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 치중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 공조를 이끌어낼 마지막 기회라는 게 박 대통령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도발 중단을 촉구하고 북한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하는 단독 공동성명을 내는 방안을 미국과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인하는 한미 정상의 메시지를 내고 이에 북한이 화답하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유지 문제 등이 전기를 맞을 수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중 관계가 개선되는 흐름을 탄 만큼 북한이 군사적 도발로 한반도를 경색시킬 가능성은 극히 낮고, 미국도 6자 회담 재개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북한과 탐색전 수준의 대화 재개 노력을 할 것으로 본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 이달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별다른 성과 없이 귀국할 경우 북핵을 비롯한 북한 문제의 정체 상태가 미국 차기 정부 출범 이후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치 상황 상 북한 문제 해결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정치학부 교수는 “임기 후반인 데다 북핵 문제를 동북아 정세의 지렛대로 활용하려 하는 오바마 정부가 북한에 유인책을 제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박 대통령은 9월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이번 미국 방문으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중 3각 협의를 마무리하게 된다.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톈안먼(天安門) 성루에 올라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북한 도발 억지와 한반도 평화통일 지지 약속을 받아내는 결실을 이끌어냈다면, 이번에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굳건한 한미동맹의 재확인이라는 과제가 걸려 있다. 때문에 박 대통령의 15일 펜타곤 방문은 한미동맹을 과시하고 중국 경사론을 불식시키는 상징적 일정이 될 전망이다.
워싱턴=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송은미기자 mys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