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이 전대미문의 대회 10연패를 향해 산뜻한 출발을 했다.
충북은 17일 제주도청 앞에서 출발총성을 울린 제61회 한반도 통일 대역전 경주대회(이하 한반도 역전마라톤) 첫날 38.8km 구간을 2시간04분47초에 통과해 전국 12개팀 중 1위를 차지했다. 2위 서울을 9초차로 따돌렸다. 충북은 한반도 역전마라톤에서 ‘절대 강자’다. 충북은 이 대회에서 총 19차례나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1998년 44회 대회부터 2004년 50회 대회까지 7연패를 달렸던 충북은 2005년 대회에서 경기도에 선두를 내주며 연패 행진을 마감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6년 52회 대회부터 다시 1위를 독점해 올해 대회에서는 사상 최초로 두 자리 수 연패(連覇)행진과 총 20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충북의 독주는 예견됐다. 올해부터는 총 구간(259km)이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대회가 시작되면서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역시 릴레이 마라톤에서 충북을 당할 팀은 없었다. 레이스 시작 전부터 나머지 팀 감독들은 “제주는 모두 처음 경험해 보는 코스지만 충북은 충북만의 전략과 노하우를 가동할 것”이라며 입을 모았다.
하지만 제1소구간(제주도청-도련2동 9.5km)과 제2소구간(도련2동-함덕리 8.3km)에서 서울과 전북이 치열한 2파전을 펼치면서 충북은 3위권으로 밀려났다. 전북은 노시완 심종섭 등 국가대표 마라토너를 투입했고, 서울은 김학수 김태진 등 건국대 신예들을 배치해 맞불을 놨다. 제3소구간(함덕리-조천리 5.4km)까지 1, 2위를 두고 양팀이 호각세를 이어갔다.
충북이 서울과 경기를 뒤로 밀어낸 것은 제4소구간(조천리-거로마을 8.6km)에서다. 충북의 에이스 신현수가 기록을 단축시키면서 팀을 1위로 이끌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한용희가 제5소구간(거로마을-제주도청 7.0km)을 2위로 골인하면서 충북은 선두 자리를 굳혔다.
엄광렬 충북 감독은 “초반에 전북과 서울 등의 견제가 심해서 고전했다. 3구간까지 선두로 치고 나가는 전략을 짰지만 예상대로 먹혀 들지는 않았다”면서 “아직까지 1등은 1등이 아니다. 부산에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제주는 20여년 만에 역전 마라톤을 다시 개최하는 경사를 맞았다. 1997년까지 도일주 역전경주대회가 열렸지만 이후 자취를 감췄다. 61년 만에 한반도 대역전 경주대회가 출발선을 부산에서 제주로 옮기면서 제주에도 역전 마라톤이 부활하게 된 셈이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가 이어졌지만 레이스가 진행되는 동안 도민들이 연도에 서서 건각의 행렬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날 시총식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이종승 한국일보 사장,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 2015 미스코리아 등이 참석해 대회 개막을 축하했다. 전국에서 유일한 제주도 자치경찰 역시 38.8km에 달하는 제주 대구간 교통 통제를 맡아 힘을 보탰다. 제주=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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