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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 삼키던 현철씨 하관 시작되자 “아버지, 아버지…”

입력
2015.11.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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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화ㆍ하관 예배ㆍ허토ㆍ조총 순 진행

정의화 의장과 정종섭 장관이

조문객과 정부를 대표해 헌화

시민 등 800여명 눈보라 속 함께

손명순 여사도 휠체어에서 일어나

수행원 부축 받으며 남편 배웅

현철씨 “국민 여러분께 감사”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이 엄수된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안장식에서 차남 김현철 씨가 성분을 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이 엄수된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안장식에서 차남 김현철 씨가 성분을 하고 있다.

26일 안장식을 끝으로 역동의 삶을 살았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김 전 대통령의 안장식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 동작구 현충원에서 1시간 20분 동안 거행됐다. 안장식장과 제단은 장군 제3묘역 오른쪽 능선 앞에 250석 규모로 마련됐다. 안장식은 헌화와 분향, 하관 예배, 허토(봉분하기 앞서 유족들이 한 줌씩 흙을 뿌리는 의식), 조총 순서로 진행됐다.

오후 4시40분 현충원에 도착한 운구행렬은 현충탑과 애국지사 묘역을 거쳐 안장식장 앞에 멈춰 섰다. 차남 현철씨를 선두로 유족들이 검은색 운구차에서 내리자 국방부 군악대가 진혼곡을 연주했다. 이어 의장대 운구요원 11명이 천천히 태극기가 덮힌 관을 옮기며 안장식장으로 들어섰다.

오후 5시쯤 안장식장에서 분향이 시작됐다. 정의화 국회의장,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조문객과 정부를 대표해 헌화했다. 안장식장의 맨 앞줄에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김덕룡 전 의원 등이 자리했다. 상도동계 인사들과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등 동교동계 인사들도 함께 했다. 유족과 조문객 250여명도 고인이 가는 길을 애도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별도로 설치된 시민 추모식장에는 55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헌화와 분향 후 의장대가 안장식장에서 150m 떨어진 묘소로 관을 옮기자 현철씨의 표정이 슬픔으로 더욱 굳어졌다. 그는 휠체어를 탄 어머니 손명순 여사를 보며 울음을 삼키기도 했다. 유족들은 모두 비통한 표정으로 운구행렬을 바라봤다.

오후 5시19분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드디어 하관식이 시작됐다. 운구 요원과 현충원 직원들이 흰 천을 꼬아 만든 줄을 이용해 관을 천천히 내리자 2남3녀의 자녀를 비롯한 유족들이 눈물을 훔쳤다. 관이 완전히 내려가자 현철씨가 끝내 흐느끼며 ‘아버지, 아버지’를 반복해 불렀다. 손 여사도 휠체어에서 일어나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남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어진 하관 예배는 평소 고인과 친분이 깊었던 고명진 수원중앙침례교회 목사가 주관했다. 고 목사는 기도문에서 “김 전 대통령은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실시 등을 통해 부정부패를 일소하는 업적을 남겼다”며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화해와 통합의 정치를 하면 좋겠다”고 했다.

오후 5시50분 현철씨가 무궁화가 새겨진 관의 상판 위에 하얀 국화 꽃잎을 흩뿌리고 허토를 시작했다. 허토에는 ‘대한민국 전체가 고향’이라는 고인의 유지를 기려 평범한 흙이 사용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안장식에서는 고인이 나고 자란 전남 신안군 하의도의 흙이 한 줌 뿌려졌었다.

관의 상판이 흙으로 차곡차곡 메워지면서 민주화와 개혁의 상징인 김 전 대통령은 영면에 들었다. 손 여사의 빨갛게 충혈된 눈에서는 눈물이 고여 흘러 내렸고, 현철씨는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하고 오열했다. 국군 의장대가 발사한 21발의 조총 사격과 참석자 전원의 묵념으로 안장식은 끝났다.

현철씨는 안장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아버님을 이렇게 사랑해주시고 애정을 가져주신 우리 국민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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