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다섯 달 만에 마이너스
수출 부진에 생산ㆍ투자도 감소
불프 효과 체감 경기도 내리막
부동산 경기도 식어가는 양상
세계경기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이 산업생산에 본격 반영되면서 몇 달간 순항하던 경기가 다시 꺾였다. 10월의 생산ㆍ투자는 전달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고, 간신히 소비 정도만 소폭 성장하는 수준에 그쳤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로 잠시 나아졌던 체감경기도 나빠져, 11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동반 하락했다.
내리막길로 돌아선 실물경기
30일 통계청이 내놓은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전산업생산은 9월에 비해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0.6%) 이후 5개월만에 다시 산업생산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이고, 감소폭은 올해 1월(-1.9%)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서비스업은 나쁘지 않았으나 건설업과 광공업(제조업 포함)의 동반 부진이 산업생산을 끌어내렸다. 특히 광공업은 광업(-17.0%), 제조업(-1.2%), 전기ㆍ가스ㆍ수도업(-3.7%) 등 모든 분야에서 생산이 전달보다 줄며 1.4% 감소세를 기록했다. 부진 원인은 수출 감소 탓이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생산과 투자가 그간 내수 개선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였으나 10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9% 감소하는 등 부진이 심해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했다.
건설업 생산은 전달보다 7.8%나 줄었는데, 이 중 특히 토목 분야(-17.7%)가 부진했고 건축(-2.3%)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1.9%)와 부동산ㆍ임대업(2.1%)의 호조를 등에 업고 9월보다 0.2% 늘었다.
생산과 마찬가지로 투자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는 조선업 부진으로 선박 등 운송장비 투자가 7.8% 감소한 탓에 전체적으로 전달보다 0.8% 감소했다. 건설업 쪽 투자동향을 파악하는 지표인 건설기성은 전달보다 6.8% 감소했다.
10월 소비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10월 1일~14일) 영향으로 전달에 비해 3.1%,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3% 증가했다. 가전제품 등이 포함된 내구제(7.7%)와 옷이 포함된 준내구제(8.1%)의 판매 증가가 소비 증가를 이끌었다. 그러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효과가 사라진 11월에도 이 같은 소비 증가율을 기록할지는 미지수다.
체감경기선 블프 약발 ‘뚝’
실제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BSI에서 이른바 ‘블프 효과’는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8을 기록, 전달(71)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9월 BSI가 68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체감경기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비제조업(서비스업)의 11월 업황BSI도 10월보다 4포인트 낮은 70을 기록했다.
그 동안 경기 부양의 마중물 역할을 해왔던 부동산 경기도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관악구의 아파트 가격은 0.06%, 노원구 아파트 가격은 0.03% 하락했다. 이 두 곳의 주간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상반기 이후 처음이다. 강동구(-0.03%)가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강남구 금천구 서대문구 용산구 중구는 상승세에서 보합세로 돌아섰다.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매매가격 하락세를 보인 지방에 이어, 서울ㆍ수도권에서도 부동산 경기가 식어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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