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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전장 핵심부품까지… LG 이어 삼성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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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전장 핵심부품까지… LG 이어 삼성의 도전

입력
2015.12.1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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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집중

2년전 진출 LG는 운전지원시스템과

엔진, 구동계 부품 개발 단계 진입

자동차 업체도 핵심부품 자체 개발

“M&A로 신속하게 따라잡을 것”

“협력관계 없어 고전” 전망 엇갈려

서울 서초동의 삼성전자 사옥. 김주성기자 poem@hk.co.kr
서울 서초동의 삼성전자 사옥. 김주성기자 poem@hk.co.kr

“우리에겐 DD모터가 있다.” 2013년 LG전자가 자동차 전장부품(VC)사업본부를 새로 만들었을 때 LG전자 안팎에 나돌았던 농담이다. DD모터는 LG전자가 생산하는 세탁기의 핵심부품. 이를 자동차 구동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였다.

그런데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도 자동차 전장사업팀을 만들면서 팀장으로 생활가전사업부의 컴프레셔ㆍ모터사업팀장이었던 박종환 부사장을 데려왔다. 가전 엔진으로 자동차를 굴러가게 하겠다는 농담의 무게감이 사뭇 달라졌다.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전자업체들이 엔진과 구동 시스템 등 자동차의 핵심부품까지 생산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장부품을 크게 3단계로 나눈다. 첫번째 단계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기능을 한데 합쳐 사용자에게 오락거리를 주고, 날씨나 도로교통 정보 등을 제공한다. 이미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를, 애플은 ‘카 플레이’를 내놨다. 우리나라에서는 SK텔레콤이 르노삼성과 손잡고 태블릿으로 온갖 정보를 통합해 제공하는 ‘T2C’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두번째 단계는 운전자가 원하는 차량 운행 정보를 전달하는 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이다. 자동 주차에서부터 차선과 차간 거리 유지, 충돌 위험 때 자동으로 이를 회피하는 기술 등이다. 이 때부터는 기술 수준이 높아진다. 적외선 등을 이용한 각종 센서와 카메라가 자동제어장치와 정교하게 맞물리면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성도 밝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연합의 경우 비상상황 때 자동 제동 기능을 이미 자동차 평가항목에 넣었다”면서 “운전자와 보행자 안전이라는 관점에서 기술개발을 이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마지막 단계는 자동차의 심장이라 불리는 엔진과 구동계 부품들이다. 엔진을 제어하고 전체 전력을 배분하는 역할을 맡은 반도체, 명령 수행을 전달하는 전력계, 이에 따라 움직이는 구동계는 자동차의 성능은 물론, 안전에 직결된 부품이라 내구성, 안정성 등 모든 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

LG전자는 첫 단계를 넘어 두ㆍ세번째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미국 반도체 업체 프리스케일사와 손잡고 ‘지능형 카메라 시스템’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위험상황에 처했을 때 차의 속도, 방향 등을 제어하는 ADAS에 쓰일 시스템이다. 또 GM과 전기차 쉐보레볼트EV에 들어갈 구동모터 공급계약도 맺었다. 구동모터 뿐 아니라 여기에 전력을 배분하는 여러 부품도 함께 공급한다. LG전자가 전장사업 핵심 영역에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전장사업팀을 만들면서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은 낮은 단계에서부터 올라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과감한 인수합병 등을 통해 더 빨리 따라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기업간 거래에서 보수적인 자동차업계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오랫동안 다져온 토대와 협력관계가 중요한데, 이 부분에선 다소 고전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자동차업계의 반응도 관심거리다. 전자업체들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자동차회사들도 결국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할 수 밖에 없다. 이미 현대차는 최근 공개한 최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신차 ‘EQ900’에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 ‘측면 추돌방지 시스템’등 ADAS기술을 선보였다. 또 2012년 설립한 계열사 현대오토론을 통해 핵심 반도체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삼성전자보다 LG전자와의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반도체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GM도 LG전자에 핵심 부품 생산을 맡기면서도 설계만큼은 자신들의 영역으로 남겨뒀다. 자동차 전장사업을 하려는 전자회사들은 같은 전자회사와의 경쟁은 물론, 기존 자동차회사들의 견제도 뚫어야 하는 상황이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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