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71개월치 안 내기도
개인 최고 체납액수 1억6068만원
법인 신일건업은 26억6500만원
서울 서초구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변호사 P(59)씨는 국세청 산정 과세소득이 1억1,557만원이지만 2009년 2월부터 45개월간 건강보험료 5,595만원을 내지 않았다. 그는 2006년 10월부터 71개월치 국민연금 보험료 6,315만원도 체납했다.
1억6,812만원 상당의 토지를 갖고 있는 부동산 임대업자 K(62)씨도 건물 임대수익 3,079만원, 종합소득 4,441만원 등으로 납부 여력이 충분하지만 2010년 7월부터 건강보험료 30개월치 1,247만원을 내지 않았다. 서울 마포구 소재 C업체 역시 건강보험료 3억9,524만원과 연금보험료 5억9,231만원을 체납했다. 체납 처분과 압류, 징수 독려에도 C업체는 건강보험료 등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8일 상습적으로 건강보험료 및 연금ㆍ고용ㆍ산재보험료를 내지 않은 개인과 법인 등 3,333명의 정보를 홈페이지(www.nhis.or.kr)에 공개했다. 이들은 ▦2년 이상 내지 않은 건강보험료가 1,000만원 이상인 체납자 ▦2년 이상 체납된 연금보험료가 5,000만원 이상인 사업장 ▦2년 이상 체납된 고용ㆍ산재보험료가 10억원 이상인 사업장으로, 건강보험료 체납자 3,173명과 연금보험료 체납자 142명, 고용·산재보험료 체납자 18명 등 총 3,333명이다. 정보공개 항목은 성명, 상호(법인 명칭ㆍ대표자 성명), 나이, 주소, 체납액의 종류ㆍ납부기한ㆍ금액, 체납 요지 등이다.
이번에 명단이 공개된 건강보험 개인 고액체납자 중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거주하는 P(63)씨는 1억6,068억원을 내지 않아 체납액수가 가장 많았다. 경남 사천의 H(65)씨가 1억6,026만원, 경기 용인의 K(48)씨가 1억850만원 순이었다. 건강보험 법인 고액체납자는 건창씨피에스가 4억6,425만원으로 체납액이 제일 많았고, 르메이르(3억9,525만원), 르메이르건설(3억9,145만원), 쎄라텍(3억8,762만원), 경기관광개발주식회사(3억1,717만원) 등이 뒤따랐다.
르메이르(5억9,231만원)는 체납액이 가장 많은 국민연금 법인 고액 체납자로 꼽혔고, 건강보험을 상습ㆍ고액 체납한 쎄라텍, 르메이르 건설, 경기관광개발주식회사 모두 상위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고용ㆍ산재보험을 가장 많이 체납한 업체는 신일건업으로 26억6,500만원에 달했다.
앞서 올해 2~4월 건보공단은 정보공개 예정 체납대상자 1만9,435명을 선정해 사전안내문을 발송했다. 소명기회를 부여한 후 체납자의 재산상태, 소득수준, 미성년자 여부 등 납부능력을 검토해 지난 17일 2차 심의를 거쳐 공개대상을 최종 확정했다. 공단은 보험재정의 안정성 강화, 체납자의 도덕적 해이 방지, 보험료 자진 납부 유도 등을 위해 고액ㆍ상습 체납자의 인적 사항을 공개하고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공개 대상자는 병원 이용시 진료비를 전액 부담해야 하는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 체납자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징수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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