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료 논란 갑상선암 첫 감소
위암ㆍ대장암은 美보다 생존율 높고
10만명당 암 환자 수 2년 연속 줄어
암 환자 10명 중 7명은 완치 기준인 5년 이상 생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잉진료’ 논란이 일었던 갑상선암 환자는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22일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2013년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 간(2009~2013년)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9.4%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기간 동안 암에 걸린 환자가 향후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을 추정한 것으로, 10명 중 7명은 5년 이상 생존한다는 의미다. 13년 전인 1996~2000년(44%)과 비교하면 무려 25% 포인트가 높아졌다. 10년 이상 생존율도 높아졌다. 2004~2008년 암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56.9%로, 1996~2000년(40.7%)보다 16.2%포인트 높아졌다.
생존율이 가장 높은 암은 갑상선암으로, 5년 생존율이 100%에 달했다. 이강현 국립암센터 원장은 “갑상선암 환자의 경우 같은 성별ㆍ나이대의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라며 “갑상선암 환자 가운데 사망자가 없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갑상선암 외에 전립선암(92.5%) 유방암(91.5%) 위암(73.1%) 대장암(75.6%) 등도 상대적으로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의 경우 의료선진국인 미국(2005~2011년 기준)보다도 생존율이 높았다. 반면 조기진단이 어려운 췌장암(9.4%) 폐암(23.5%) 등은 생존율이 낮았다.
인구 10만 명 당 암 환자수는 2년 연속 줄었다. 연령대를 고려해 암 환자를 추정한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 당 311.6명이었다. 연령표준화발생률은 2011년 324.2명에서 2012년 322.3명으로, 1999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고, 2013년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세계 인구의 연령대를 고려해 보정하면 우리나라의 연령표준화발생률은 285.7명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70.3명)보다는 약간 높고, 호주(323명) 미국(318명) 프랑스(303.5명) 보다는 낮았다.
1999년부터 2013년까지 암에 걸렸거나 암에 걸렸다 치유된 이는 총 137만명으로, 국민 37명 중 1명은 암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인 81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6%다.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이었다. 2013년 새롭게 발생한 전체 암 환자 22만5,343명 중 갑상선암 환자는 4만2,541명으로 18.9%를 차지했다. 이어 위암(3만184명), 대장암(2만7,618명), 폐암(2만3,177명), 유방암(1만7,292명) 등의 순이었다. 암 발생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지만 증가세는 여성이 더 컸다. 2013년 남성의 암 발생률은 328.1명으로 여성의 313.4명보다 높았지만, 과잉 진단 논란이 있는 갑상선암을 제외할 경우 1999~2013년 연평균 증가율은 여성(1.9%)이 남성(0.7%)보다 높았다. 남성 암환자는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전립선암 순으로 많았고, 여성은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갑상선암의 경우 여전히 전체 암 중 발생률 1위였으나, 전국 단위의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갑상선암 발생환자수는 1999년 3,325명(인구 10만명당 7.2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2년에는 4만4,494명(인구 10만명당 74.4명)에 육박한 바 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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