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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저물가’ 또 눈 낮춘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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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저물가’ 또 눈 낮춘 한은

입력
2016.01.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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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락 등 대외여건 악화”

소비자물가 기존 1.7%→1.4%로

성장률 전망치도 3%로 하향 조정

경기부진 타개 정책 추진 기대에

“전망치 낮춘다고 금리 인하 안돼”

기준금리 1.5%로 7개월째 동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국제유가 하락 등을 들어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4%로 대폭 낮췄다. 성장률 전망치 역시 대외여건 악화를 이유로 3.2%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통화 및 재정 양면에서 정책적 여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저성장ㆍ저물가 흐름은 더욱 고착화하는 형국이다.

한은은 14일 ‘2016년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이같이 수정된 전망치를 제시했다. 경제지표 전망치 대부분이 지난해 10월 발표된 직전 전망치보다 악화됐다.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이유에 대해 장민 조사국장은 “세계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된 모습을 보여 대외 수요 개선이 늦어질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출액(통관 기준) 전망치는 5,510억달러에서 5,250억달러로 하향 조정됐고, 수출의 성장률 기여도 역시 0.9%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하락했다. 유가 하락 영향으로 수출액보다 수입액 감소폭이 큰 ‘불황형 흑자’ 기조도 더욱 강화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당초 예상된 930억달러보다 많은 980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은은 내수 부문은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난해 내수 회복을 뒷받침했던 건설투자 및 설비투자는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럴당 30달러선이 붕괴된 유가 흐름은 물가 전망치 하향조정으로 이어졌다. 한은은 지난 전망 때 배럴당 58달러로 예측했던 유가 전망치를 44달러로 대폭 낮추는 한편,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반기 1.2%, 하반기 1.5%의 낮은 흐름을 이을 것으로 점쳤다. 지난해 물가를 0.6%포인트 높인 것으로 평가받는 담뱃값 인상효과가 소멸한 점도 저물가 전망의 이유다.

한은은 이와 함께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 역시 2.7%에서 2.6%로 0.1%포인트 낮췄다. 2014년(3.3%)보다 0.7%포인트 낮은, 2012년(2.3%)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당초 0.8% 수준으로 전망했던 4분기 성장률이 수출여건 악화, 11월 강우(降雨)일수 증가에 따른 건설투자 부진 등의 영향으로 0.6% 안팎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은 경제전망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한은이 경기부진 타개를 위해 기준금리 인하 등 적극적 통화완화 정책을 펼 것이란 기대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HSBC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상반기 중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도 금리인하 전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부터 2% 단일목표치로 제시된 물가안정목표 역시 한은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물가를 목표치로 끌어올리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7개월 연속 기준금리(1.5%)를 동결하며 기대 차단에 나섰다.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 회의 주재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망치가 낮아졌다고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에는 전혀 동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15일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상견례를 겸한 오찬 간담회를 갖는 이 총재는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은 대단히 양호한 수준으로, 향후 경제상황에 따라 재정 부문의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정부 역할을 우회적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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