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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 몰린 IS, 활동 반경 전 세계로…유럽 이어 아시아 문턱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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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 몰린 IS, 활동 반경 전 세계로…유럽 이어 아시아 문턱도 넘어

입력
2016.01.1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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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인도네시아 경찰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알려진 자카르타 테러 현장중 한 곳인 스타벅스 앞 차량 유리에 난 총알자국을 살펴보고 있다. 자카르타=로이터 연합뉴스
15일 인도네시아 경찰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알려진 자카르타 테러 현장중 한 곳인 스타벅스 앞 차량 유리에 난 총알자국을 살펴보고 있다. 자카르타=로이터 연합뉴스

시리아, 이라크 등 거점지역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활동 반경을 전 세계로 넓히고 있다. 특히 14일 발생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테러의 배후에 IS가 있다는 정황이 속속 포착됨에 따라 그 동안 테러 안전지대로 분류됐던 아시아 대륙에 비상이 걸렸다.

테러 취약지인 아시아로 눈 돌리는 IS

14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최근 국제사회의 대(對)IS 공세 수위가 높아지면서 입지를 점차 잃어가고 있는 IS가 아시아의 문턱까지 들이닥쳤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이후 서방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이란까지 시리아에서 대대적인 IS 격퇴전을 벌이고 있고 지난달 28일에는 이라크 정부군이 라마디를 탈환하면서, 기반인 중동지역에서 설 자리를 잃은 IS가 급기야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를 테러대상으로 삼기에 이른 것이다.

IS 격퇴전을 지휘하고 있는 로이드 오스틴 미 중부군사령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IS의 테러가 아시아 지역으로까지 확대되는 현상은 이들이 약해졌다는 방증이 된다”고 말했다. 세를 불리기 위해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 테러로 힘을 확충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는 의미이다. 영 일간 가디언도 “민간인을 대상으로 거의 매일 테러를 일으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세에 몰린 IS에게 무슬림 인구가 많으면서 테러에 취약한 아시아는 만만한 사냥감이 아닐 수 없다. 이 중에서도 인구 2억5,500만명 가운데 약 87%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가 최근 들어 동남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거점지로 떠오르자 IS의 눈길을 끈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인도네시아에는 알카에다 연계 단체 제마이슬라미야(JI)를 비롯해 친 IS 단체인 안샤루트 다울라흐 이슬라미야, 동인도네시아 무자헤딘 등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들이 활동 중이다.

인도네시아 국민들 가운데 IS 가담자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최근까지 IS에 가입한 인도네시아인은 4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테러의 주모자로 지목된 인도네시아인 바흐룬 나임(33)도 이에 속해 있다. 바드로딘 하이티 인도네시아 경찰청장은 15일 “체포된 자카르타 테러범 3명 모두 IS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은 사실이 수사 결과 드러났다”며 “이번 테러의 총책인 나임을 통해 자금 지원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이날 새벽 용의자 3명을 자카르타 교외 데폭 지역에 있는 그들의 자택에서 각각 검거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나임은 1년 전 시리아로 떠났다 귀국한 자생적 테러리스트로, IS를 추종하는 동남아 기반 무장조직 ‘카티바흐 누산타라’의 간부출신이다. 그는 IS 거점인 시리아 락까에 머물면서 자금을 조달하는 등 이번 테러를 직접 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임은 7년 전까지만 해도 인도네시아 소도시 솔로에서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던 평범한 시민이었지만 2011년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돼 3년간 복역하면서 자바주 극단주의 세력과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니 비롯 동남아국가들, 테러 경계 수위 높여

도심 한복판에서 테러를 목격한 인도네시아 국민들 사이에서는 공포심이 고조되고 있다. 테러 현장 인근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지인은 자카르타포스트에 “사건 당시 많은 사람들이 혼란에 빠져 길거리에 주저앉아 있는 것을 봤다”며 “재앙과 같은 일이 또 일어날까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한국 동포들의 우려도 크다. 자카르타 남부에 거주하고 있는 한 교민은 이날 본보와 인터뷰에서 “(테러가 발생한)자카르타 중심부로는 움직이지 않는 분위기고, 교민들과 수시로 연락하면서 그 동안 잡았던 약속을 취소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아이들을 등교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학교 방침에 따라, 부모들이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IS가 아시아 곳곳에 이미 발을 들여놓았다는 징후가 포착됨에 따라 각국은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테러 세력 척결을 다짐하며 전역에 1급 테러 주의보를 발령하고 자카르타 주요 지역으로의 이동을 제한하는 중이다.

지난해 8월 소규모 테러를 경험한 태국은 예비 테러범 색출을 위해 인도네시아 보안당국과 적극 협조하는 한편, 현지 주재 대사관과 국경지역은 물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주요 관광지 등지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태국 국가안전위원회의 타윕 넷니욤 사무총장은 “자카르타 테러는 동남아 각국의 보안 당국이 테러범 관련 정보를 좀 더 면밀하게 공유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일종의 경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와 인접한 말레이시아도 테러 경보를 최상위 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분리주의 이슬람 무장세력의 폭력이 잦은 필리핀의 군ㆍ경은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는 (IS에 의한) 테러 위협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어떤 테러 행위도 발생하지 않도록 군경 합동 경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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