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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돈줄 죄는 ‘이란식 제재’로 北 압박… 中 이번에도 동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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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돈줄 죄는 ‘이란식 제재’로 北 압박… 中 이번에도 동참할까

입력
2016.02.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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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차원선 제3국 거래 제재 힘들어

2010년 국내법 제정해 이란 독자제재

석유 수출 사실상 봉쇄해 항서 받아

중국도 거래 감축 요구 결국 수용

美 상원 강력 대북제재안 통과 등

한미일 3국 독자제재 방식 병행

수위 높여갈 듯… 각국 호응이 관건

초강경 대북 압박에 나선 한미일 3국이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한 ‘이란식 제재’ 모델을 밟아 가고 있다. 유엔 제재와 별도로 이란의 최대 돈줄인 석유 수출을 사실상 봉쇄하는 독자 제재를 단행, 이란의 손을 들게 만든 방식을 원용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석유 수출로 대외 의존도가 높고 핵실험을 하지 않았던 이란과는 상황이 다르고, 중국의 동참 여부가 남아 있어 실효적 제재가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2002년 이란의 우라늄 농축 시설로 시작된 이란 핵 문제에 대해 유엔은 2006년 제재 결의안 1696호를 시작으로, 1737(2006년) 1747(2007년) 1803(2008년) 1929(2010년)호를 잇따라 채택하며 수위를 높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06년부터 북한에 네 차례의 제재 결의를 채택한 것과 유사하다. 다만 유엔의 이란 제재는 핵이나 미사일 활동과 관련한 제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북한 제재 결의처럼 실질적인 경제제재 효과는 높지 않았다.

이란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것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의 석유 수출을 겨냥해 세컨더리 보이콧(이란과 정상 거래하는 제3국 기업과 은행까지 제재하는 것)을 적용한 독자 제재였다. 이란 핵 문제 이전부터 테러지원국 지정 등으로 이란 상품 수입과 자국 기업 투자를 금지했던 미국은 2010년 ‘포괄적 이란 제재법’을 만들어 이란 석유산업에 투자하는 제3국 기업까지 일부 제재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제3국의 정상적인 무역까지 제재하는 첫 단계였다.

바로 미국 상원이 10일 통과시킨 대북제재법안이 이 법률 단계에 해당한다. 대북제재법은 그간 다양한 법으로 발동했던 대북 제재조치를 포괄하면서,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광물을 거래하는 제3국 기업까지 겨냥하고 있다. 미국이 그간 자국 기업의 북한 투자 등을 금지시키긴 했으나 제3국의 정상적인 대북 무역까지 제재를 가하는 것은 이 법이 처음이다.

이 같은 미국 조치는 이란식 제재에 비춰보면 매년 수위를 높여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2010년 이란 제재법에선 이란 석유자원 개발에 2,000만 달러 이상 투자한 기업을 미국의 금융시스템에서 배제시키는 제재를 가했다가 이듬해에는 제재 기준을 100만 달러로 낮췄다. 2012년에는 이란 석유매매 관련 금융거래를 하는 외국 은행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고, 아예 각국이 이란 원유 수입 규모를 180일마다 감축하도록 강제했다.

사실 대량살상무기 거래 등의 불법행위가 아니라, 정상적인 무역까지 제재를 가하는 것은 국제법적 근거가 약해 유엔 차원에서 결의되긴 어렵다. 때문에 미국은 보다 강력한 경제제재 효과를 내기 위해 독자적인 국내법으로 제3국의 무역까지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세계경제를 좌우할 파워가 있고, 모든 달러 거래가 미 금융기관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제재다.

‘세계 경찰관’ 역할을 하는 미국의 이런 제재에도 각국의 호응이 중요하다. 이란 제재 당시에는 EU가 이란 석유를 수입ㆍ운송하는 업체에 대한 재정지원과 재보험을 금지하는 조치를 단행해 이란의 석유 수출에 타격을 줬다. 다만, 당시에도 중국이 이란 제재의 빈틈을 활용, 이란과의 교역을 증대시켜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중국은 그러나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원유거래를 감축시키라는 미국의 요구를 따랐다. 일각에서 중국 기업까지 겨냥하는 미국의 대북제재법안이 발효되고 그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면 중국도 결국 미국 조치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기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사정에서다. 물론, 북한은 지정학적 위치상 중국이 결코 포기할 수 없고 북한 역시 이미 네 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한 상태여서 이란 모델을 적용하더라도 성과를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여전하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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