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지지세 강한 수도권ㆍ호남
87곳서 대치전선… 더 늘어날 듯
“표 분열 땐 총선 필패” 전망에도
양당 ‘자객공천’ 맞불 전략까지
연대 필요 거론 불구 실현 회의적
‘일여다야’ 구도 與 어부지리 자명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4ㆍ13 총선에서 전체 지역구(246개)의 절반에 가까운 지역에서 맞붙을 전망이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현실화하면서 새누리당의 어부지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예비후보 등록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후보가 함께 등록된 지역은 전체 246곳 중 105곳(42.6%)이다. 국민의당이 전국정당을 목표로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낼 계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또 야권 지지세가 강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과 호남의 경우 142곳 중 87곳(61.3%)에서 양당이 나란히 후보를 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는 이동학 더민주 전 혁신위원을 포함한 4명의 더민주 예비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 주희준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내 야권의 표심이 세 갈래로 나뉠 전망이다. 김한길 국민의당 상임 선대위원장의 지역구인 광진갑에는 더민주의 전혜숙 전 의원이 나섰다.
경기도에서는 안양 동안갑에서 5선의 더민주 이석현 국회부의장에게 국민의당 영입인사로 ‘안양 물갈이’를 공언한 곽선우 전 성남FC 대표가 도전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170표 차이로 당선된 고양 덕양갑에는 더민주 박준ㆍ국민의당 이균철 예비후보가 나서 야권 삼파전이 예상되고, 이학영 더민주 의원의 경기 군포에는 국민의당 정기남 예비후보가 등록했다. 인천에서는 더민주의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자신의 옛 지역구인 계양을 탈환을 위해 최원식 국민의당 의원과 표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수도권의 경우 19대 총선에서 5%포인트 미만의 득표율 차로 박빙의 승부를 벌인 지역이 많아 이렇게 야권이 분열하면 필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호남의 경우 광주 8곳 중 6곳(75.0%), 전남 11곳 중 7곳(63.6%), 전북 11곳 중 10곳(90.9%)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후보가 함께 도전장을 냈다. 광주에 남아 있는 더민주 현역의원의 지역구인 북구갑(강기정)과 서구갑(박혜자)에는 각각 국민의당 김유정 전 의원과 송기석 전 판사 등의 예비후보들이 몰렸다. 특히 호남에서 더민주는 탈당파 의원들의 지역구에, 국민의당은 친노 의원들의 지역구에 유력인사를 내세우는 ‘자객공천’으로 주도권을 갖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야권분열은 필패’라고 입을 모았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여권 지지층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지 않고 있고 총선에는 적극 투표층만 나서기 때문에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범야권의 표를 나눠가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야권 내에선 거대 보수당의 등장을 막고 개헌 저지선(100석)을 확보해야 한다며 야권연대 필요성이 거론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야권연대에 대해 “아직 논의하기엔 이르다”고 밝히면서도 추후 논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문을 열어둔 상태다. 반면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국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뿐 아니라 제1야당인 더민주도 심판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당제로 가는 첫 걸음인 총선에서는 연대도 통합도 없다. 대선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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