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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압박 제재만 남았다” 新 대북 독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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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압박 제재만 남았다” 新 대북 독트린

입력
2016.02.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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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대국민 연설

“기존 방식과 선의로는

핵개발 의지 꺾을 수 없어”

北 체제 붕괴 직접 언급도

총선 북풍 기획설 강력 경고

여권내 핵무장론은 공개 일축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압박과 제재로 북한의 핵무장을 포기시키고 김정은 정권을 변화시키겠다는 내용의 '국정에 관한 국회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압박과 제재로 북한의 핵무장을 포기시키고 김정은 정권을 변화시키겠다는 내용의 '국정에 관한 국회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압박과 제재로 북한의 핵무장을 포기시키고 김정은 정권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新) 대북 독트린’을 제시했다. 이날 국회에서 가진 대국민연설인 ‘국정에 관한 국회 연설’을 통해서다. 현 정부의 남은 임기 2년 간 진행될 대북정책을 포괄하는 신 대북 독트린에서 교류와 협상은 언급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기존의 방식과 선의로는 북한 정권의 핵개발 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고, 북한의 핵 능력만 고도화시켜 결국 한반도에 파국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과거 정부의 햇볕정책까지 북한을 점진적으로 바꾸려는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압박과 제재 기조로 전환할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대로 변화 없이 시간이 흘러간다면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은 핵 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했다.

신 대북 독트린에서 박 대통령은 남북한의 경제 협력과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을 원칙적으로 전면 중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굴복해 과거처럼 ‘퍼주기 식 지원’을 하는 일도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와 정부는 북한 정권을 반드시 변화시켜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도록 만들겠다”고 단호한 의지를 내보였다.

박 대통령이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 보내는 메시지인 대국민연설에서 ‘북한 정권의 생존’과 ‘체제 붕괴’를 언급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박 대통령은 “북한 정권이 핵개발로는 생존할 수 없으며 체제 붕괴를 재촉할 뿐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스스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다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핵 보유를 체제 생존의 보루라 여기는 북한을 끝까지 몰아 붙여 굴복시키겠다는 뜻이다.

정부가 북한을 실질적으로 압박할 수단이 별로 없는데다 북한이 현실적으로 핵포기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북한의 핵포기와 한반도 평화통일ㆍ평화정착 등 박 대통령이 기대하는 성과는 제대로 거두지 못한 채, 남북관계 단절이 길어지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만 고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안보 위기를 둘러싼 국론 분열에 우려를 표하고, ‘총선 북풍(北風) 기획설’을 띄우는 야당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우리 사회 일부에서 북풍 의혹 같은 각종 음모론이 제기되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현실”이라며 “우리가 내부에서 그런 것에 흔들린다면, 그것이 바로 북한이 바라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도발로 긴장의 수위가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는데 우리 내부에서 갈등과 분열이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의 존립도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며 “우리 국민들의 단합과 국회의 단합된 힘이 북한의 의도를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한미중일러 등) 5자 간 확고한 공감대가 있다”고 말해 여권 일부의 핵무장론을 공개적으로 일축했다. 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대해 “강력한 대북 억제력 유지 등의 일환”이라며 중국이 반발과 무관하게 도입하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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