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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개혁ㆍ중도파 총선 승리 유력…테헤란 30석 중 29석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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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개혁ㆍ중도파 총선 승리 유력…테헤란 30석 중 29석 싹쓸이

입력
2016.02.2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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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총선 투표일인 26일 수도 테헤란 남부 콤의 투표소에서 한 여성 유권자가 주권을 행사한 뒤 잉크가 묻은 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란 총선 투표일인 26일 수도 테헤란 남부 콤의 투표소에서 한 여성 유권자가 주권을 행사한 뒤 잉크가 묻은 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26일 치러진 이란 총선 중간 개표결과 개혁ㆍ중도파의 승리가 확실시 되고 있다. 미국과 핵 협상 이후 처음 치러진 이번 총선은 보수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 협상을 타결한 하산 로하니 정부에 대해 재신임을 묻는 성격이 컸다. 보혁 갈등으로 분열됐던 민심이 결국 개혁ㆍ중도파에 힘을 실어줌에 따라 로하니 대통령의 내년 재선 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지는 등 이란의 개혁ㆍ개방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290명의 의회(마즐리스) 의원을 선출하는 총선 개표 결과, 27일(현지시간) 현재 로하니가 이끄는 개혁ㆍ중도파가 수도 테헤란에 배정된 의석 30석 전석을 싹쓸이한 것으로 집계됐다. 테헤란 선거구에서는 개혁ㆍ중도파 연대인 ‘희망의 연대’ 대표인 모하마드 레자아레프 전 부통령이 득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 CNN방송은 “테헤란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도 중도파 후보들이 보수파 후보들을 훨씬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추세라면 보수파가 과반(약180석)을 차지한 현재 의회 구도는 다음달 1~2일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최종 투표 결과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 현지 메흐르 통신은 28일 현재 자체 집계를 기준으로 개혁파와 중도파를 각각 최대 63석과 72석, 보수파를 101석으로 전망했다. 개혁성향의 현지 일간 에티마드는 이날 자에 "(개혁파가) 의회를 휩쓸었다"는 1면 기사에서 "다음 의회는 어떤 정파도 일방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이라며 "이란 역사상 처음 보는 의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총선과 같은 날 치러진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위원(88명) 선출 선거에서도 개혁ㆍ중도파가 선두권으로 치고 나오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초반 집계 결과, 테헤란에 배정된 16명 위원 몫 중 개혁ㆍ중도파가 14명, 보수파는 단 2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란 개혁파의 상징인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위원 선거에서 1위를, 로하니 대통령이 2위로 그 뒤를 잇고 있는 상태다. 반면 개혁ㆍ중도파 연대가 낙선 대상으로 꼽은 보수 강경파 인사 3명은 위원 선거에서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총선과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선거 모두에서 개혁ㆍ중도파의 승리가 점쳐지면서 향후 이란 정치지형은 완전히 탈바꿈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고령(77세)의 보수파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장악하고 있는 국가지도운영위원회의의 재편이 예상된다. 총선에서 승리한 개혁파가 하메네이 후임으로 개혁ㆍ중도파 인물을 옹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고지도자는 대통령 인준 및 해임권은 물론 군사령관ㆍ사법수장ㆍ헌법수호위원회위원 임명권 등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다.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은 투표 결과 선두인 것으로 집계되자 현지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이번 위원 선거로 보혁 경쟁이 끝나고 단결과 협력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2013년 대선에서 개혁ㆍ중도파의 지지를 받아 당선한 로하니 대통령은 총선 승리로 내년 열리는 대선에서도 연임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로하니 대통령이 안정적인 정치기반을 확보하면서 그의 개혁ㆍ개방 정책이 급 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국가 역량과 해외 투자를 살려 경제를 부흥시키는 새로운 단계가 열렸다”자축했다. 비영리단체인 이란ㆍ미국 협의회의 레자 마라쉬는 “총선 결과는 단기적으로 이란의 경제정책에,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선거 결과는 장기적으로 이란 국민들에 심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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