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 기록 3배 넘어
11시간 39분 정청래 1위
국회방송 시청률 20배 급등
테러방지법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 170시간을 돌파하고 2일 새벽 종료되면서 대한민국 헌정사는 물론 세계 헌정사도 다시 쓰는 이변이 속출했다.
지난 달 23일 김광진(5시간 32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첫 테이프를 끊은 이후, 국민의당, 정의당을 포함한 야당 의원 30여명이 릴레이로 진행한 이번 필리버스터는 우리 헌정사상 최초의 집단 필리버스터다. 1964년 4월 20일 김준연 의원의 구속동의안 통과 저지를 위해 5시간 19분 간 의사진행발언을 이어간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1969년 8월 29일 3선 개헌에 반대하며 법사위에서 10시간 15분 간 토론을 한 박한상 신민당 의원의 필리버스터는 모두 혼자 한 것이었다. 30여명의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간 170여시간은 2011년 캐나다 새민주당(NDP)이 기록한 58시간을 3배나 뛰어넘는 세계 최장 기록이다.
개인 최장 기록은 더민주 은수미 의원의 사흘 전 기록(10시간 18분)을 깨고 지난 27일 11시간 39분 동안 발언을 이어간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이 가져갔다. 세계 최장 개인 필리버스터 기록은 1957년 스트롬 서먼드 당시 미 상원의원이 공민권법(인권법)에 반대해 세운 24시간 18분이다.
필리버스터를 생중계하면서 시청률 대박이 난 국회방송은 이번 필리버스터 정국 수혜자 중 하나다. 평소 0.01% 전후였던 국회방송 시청률은 필리버스터가 진행된 27일 0.283%를 기록, 평소보다 20배 이상 상승했다. 인터넷 상에서 필리버스터를 생중계한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일일 접속자 수도 평소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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