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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 햄버거로 점심 때우며 격론... 후보 등록 2시간 남기고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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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 햄버거로 점심 때우며 격론... 후보 등록 2시간 남기고 봉합

입력
2016.03.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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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당사 도착했을 때만 해도

“입장 변화 없다” 결연한 모습

친박 최고위 소집 압박 계속되자

21시간 만에 예상 밖 회군

청와대와 결별 부담 컸던 듯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당사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당사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옥새 투쟁’으로 최고조에 달했던 당내 공천 내분은 25일 오후4ㆍ13 총선 후보 등록 마감을 2시간여 남겨 놓고 극적으로 봉합됐다.

오전까지만 해도 ‘대표직 사퇴’, ‘비상 수단’이란 용어를 써가며 김 대표를 압박한 친박계 최고위원들과 세 차례나 “입장 변화가 없다”고 못 박은 김 대표 간 갈등이 극으로 치달으면서 타협은 불가능해 보였다. 때문에 이날 오후 3시45분 김 대표가 4시간여간 주재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종료되고 예상과 달리 일부 지역에서 보류됐던 공천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당 안팎에서 ‘의외의 반전’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뒤이어 황진하 사무총장은 오후 4시30분 브리핑에서 “최고위에서 보류돼온 선거구 6곳 중 대구 동갑ㆍ달성ㆍ수성을 3곳은 (공천결과를) 의결했고 서울 은평을ㆍ송파을ㆍ대구 동을은 토론 끝에 상정하지 않았다”며 “오늘 부로 공천과 관련된 당내 갈등은 모두 해소됐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의 최종 결정이 나오기까지 새누리당은 하루 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김 대표는 오전 7시30분쯤 부산 자택을 나와 8시30분 김해공항에서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여의도 당사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10분. 그 사이 김 대표는 부산 자택과 공항, 그리고 당사에서 세 차례나 “입장 변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가 전날 밝혔던 ‘최고위 개최 및 추인 불가’ 방침은 확고해 보였다. 특히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최고위 개최 시간으로 요구한 ‘오전 10시’가 이미 지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서울행 비행기로 이동하는 사이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국회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김 대표를 압박했다. 간담회에는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 서청원ㆍ이인제ㆍ김태호 최고위원 등 친박계가 대거 참여했다. 반면 김 대표와 가까운 김을동 최고위원은 불참했고 김 대표가 최고위원으로 지명한 안대희 전 대법관이 “공천 받은 후보들이 국민에게 심판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겠나”라고 친박계를 옹호하는 입장을 내비쳐 분위기는 김 대표에게 불리하게 흘러갔다.

김 대표의 행보를 고의적인 ‘공천 보이콧’으로 규정하는 등 친박계 최고위원들의 공세 수위는 거세졌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기자들을 만나 ‘김 대표가 끝까지 버티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비상 수단을 쓰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고, 서청원 최고위원도 “우리 당은 집단 지도체제로 당을 독선적으로 운용하면 안 된다”며 “모든 법적인 책임은 본인(김 대표)이 져야 한다. 사퇴를 하든 어떤 식으로든 자기가 책임질 문제”라고 경고했다. 그러는 사이 오전 11시30분 김 대표 주재 하에 최고위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취재진과 당직자들 사이에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례적으로 국회 당 대표실이 아닌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는 경호원이 투입될 정도로 취재진의 접근을 원천 봉쇄한 채 진행됐고 최고위원들은 햄버거와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며 정회를 한 차례 거칠 정도로 긴 시간 격론을 벌였다. 4시간여 진행된 마라톤 회의 도중 공관위원인 김회선 의원이 당헌ㆍ당규 책자를 들고 입장하는 등 긴박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대표 측근인 김학용 비서실장과 김성태ㆍ김용태ㆍ김종훈 의원 등이 회의장 옆에서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계파 간 정면충돌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최고위 회의가 끝나자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후보 등록 2시간여를 남기고 파국은 막았다는 안도와 출마가 무산된 예비후보의 절규가 교차했다. 이날 당사에 6시간이나 머물며 촉각을 곤두세웠던 이인선(대구 수성을) 경북도 전 경제부지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출마가 무산된 이재만(대구 동을) 전 대구 동구청장은 당사를 항의 방문해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저지 당했다. 김 대표와 원 원내대표는 취재진을 피해 회의장 안쪽에 따로 마련된 통로로 조용히 빠져나갔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kilbo.com 곽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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