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ㆍ최고위원 마라톤 회의 끝 타협
유승민ㆍ이재오 지역구 무공천
정종섭ㆍ추경호ㆍ이인선 공천 확정
이재만ㆍ유재길ㆍ유영하는 출마 좌절
당내 권력 충돌 총선 이후 재연될 듯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옥새 투쟁이 25일 친박계와의 타협으로 마무리 됐다. 김 대표가 유승민 이재오 의원 등의 탈당 사태를 부른 5개 지역구 무(無)공천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김 대표와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이날 4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문제가 된 지역구 가운데 3곳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 대표는 유승민 의원의 대구 동을, 이재오 의원의 서울 은평을,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불출마)의 서울 송파을에 대해 무공천을 관철시켰다. 대신 친박계는 대구의 동갑과 달성, 법원이 공천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수성을 등 3곳의 공천을 챙겼다. 친박계와 비박계가 절반씩 주고받은 이번 타협은 4ㆍ13 총선을 앞두고 당의 분열은 막자는 데 양측이 공감하면서, 후보자등록 마감을 2시간 앞두고 극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친박계와 김 대표를 축으로 한 비박계가 부딪힌 이번 공천갈등은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충돌 성격이 짙어 총선 이후 재연될 것이란 예상이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공당이 무공천 지역을 결정한 것은 수치”라며 “당장 총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김 대표의 책임 문제는 선거 이후 본격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무공천을 결정한 3곳 가운데 대구 동을과 은평을에는 유 의원과 이 의원이 당의 ‘보복공천’에 항의,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한 상태다. 송파을 역시 사전 여론조사에서 앞섰으나 공천을 받지 못한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들 3개 지역에 각기 공천 예정이던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 유재길 새은평미래연대 대표,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출마가 좌절됐다. 이에 따라 유 의원의 경우 경쟁후보였던 이 전 동구청장이 후보등록마저 못하면서 당선이 유력해진 상태다.
친박계가 챙긴 대구 동갑과 달성, 수성을 3곳에는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장관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이인선 전 경북 정무부지사가 각각 공천을 받았다. 이들 지역에는 류성걸 주호영 의원과 구성재 후보가 각기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친박계의 요청으로 지역구인 부산의 중ㆍ영도에서 상경해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김 대표는 타협안 발표 뒤 “당의 갈등을 봉합하고 파국을 막기 위한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자평했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책임을 지겠다”며 5개 지역 무공천 강행의지를 다진 데서 물러난 사실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친박계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평가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아픔과 고뇌의 과정이 있었지만 이제 중요한 건 혼란과 혼돈은 접고 미래로 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 결과를 브리핑하며 “오늘 부로 당내 공천 갈등은 모두 해소됐다”고 밝혔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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