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의 초반 판세가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 속에 치러지는 가운데 야권 후보 연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야권 후보끼리 지지율을 단순 합산할 경우 전세를 역전하는 경우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 후보 연대가 성사될 경우 판세 변화에 미칠 영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최대 접전 지역인 수도권의 경우 이런 양상이 뚜렷하다. 서울 강동을의 경우 28일 중앙일보 조사에서 2위인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후보(28.8%)와 3위인 강연재 국민의당 후보(8.8%)의 지지율을 합하면 37.6%로 이재영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33.1%)을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영등포을의 경우 23일 KBSㆍ연합뉴스 조사에서 나온 신경민 더민주 후보(28.2%)와 김종구 국민의당 후보(12.9%)의 지지율을 합하면 권영세 새누리당 후보(38.4%)를 역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등포갑은 같은 조사에서 나온 김영주 더민주 후보(32.3%)와 강신복 국민의당 후보(6.6%)의 지지율을 더하면 박선규 새누리 후보(38.7%)의 지지율을 박빙(0.2%포인트)이나마 앞서게 된다. 서울 서대문갑도 같은 조사에서 우상호 더민주 후보(33.7%)와 이종화 민주당 후보(5.6%)의 지지율을 합한 수치가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39.2%)의 지지율을 0.1%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서갑의 경우 28일 조선일보 조사에서 금태섭 더민주 후보(24.7%)가 구상찬 새누리당 후보(28.5%)의 지지율에 뒤지지만 더민주를 탈당한 현역 의원인 신기남 민주당 후보(7.2%)의 지지율을 더하면 31.9%로 구 후보를 앞선다.
강원 원주을의 경우 강원 방송 3사(KBS, MBC, G1강원민방)의 28일 조사 결과 송기헌 더민주 후보(32.8%)가 선두인 이강후 새누리당 후보(37.3%)와 접전을 펼치고 있지만 이석규 국민의당 후보(9.2%)와 손을 잡아야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상은 좀 다르지만 세종시의 경우 28일 MBNㆍ매일경제 조사 결과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32.7%)가 1위를 달리는 가운데 더민주에서 공천배제된 뒤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2위 이해찬 후보(28.8%)와 3위 문흥수 더민주 후보(7.3%)의 지지율을 합하면 역전이 가능하다.
역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 격차가 5%포인트 이내 초접전 지역으로 바뀌는 곳도 여럿이다. 경기 성남분당갑의 경우 28일 본보 조사 결과, 김병관 더민주 후보(27.5%)가 권혁세 새누리당 후보(38.6%)에 10%포인트 이상 뒤지지만 염오봉 국민의당 후보(8.6%) 지지율과 합하면 2.5 포인트 차이로 줄어든다.
서울 성북을의 경우 24일 조선일보 조사에서 1위인 김효재 새누리당 후보(32.0%)가 기동민 더민주 후보(23.5%)를 앞서지만, 기 후보와 김인원 국민의당 후보(8.0%)의 지지율을 더하면 0.5%포인트 차이로 격차가 거의 없어진다. 경기 성남중원의 경우 14일 한겨레 조사에서 2위 은수미 더민주 후보(26.2%)와 3위 정환석 국민의당 후보(8.1%)의 지지율을 더하면 1위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36.0%)와 격차가 1.7%포인트로 줄어든다. 서울 중ㆍ성동을의 경우 28일 중앙일보 조사에서 지상욱 새누리당 후보(42.1%)가 여유 있게 1위를 달리고 있지만 2위 이지수 더민주 후보(19.2%)와 3위 정호준 국민의당 후보(18.4%)가 손을 잡을 경우 오차 범위 안으로 격차(4.5%)가 줄게 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후보 연대를 통해 단일 후보가 되도 양당 지지자들이 단일 후보에 100% 표를 준다는 보장은 없다”면서도 “야권 성향 유권자들은 새누리당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단일화가 접전 지역의 판세를 바꿀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박진만인턴기자(서강대 신문방송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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