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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불붙은 대의원 확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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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불붙은 대의원 확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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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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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민주ㆍ공화당 모두 당내 경선이 박빙구도로 흐르면서 7월 전당대회에서 실제 후보 선출에 나설 대의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각 후보 진영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ㆍ공화당 모두 당내 경선이 박빙구도로 흐르면서 7월 전당대회에서 실제 후보 선출에 나설 대의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각 후보 진영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 공화ㆍ민주 양당의 대선 레이스가 점입가경이다. 양당 모두 확고한 선두주자가 없다 보니 대의원 쟁탈전이 이상 과열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 7월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전당대회가 ‘중재 전당대회’ 방식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공화당에서는 국왕 수준의 향응을 제공해서라도 대의원 표심을 잡으려는 시도마저 감지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2일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중재 전당대회에 대비, 2차 투표에서 대의원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 경쟁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또 대선 후보가 대의원에게 전당대회 참석과 관련한 편의를 제한 없이 제공할 수 있다는 미국 선거법상 규정을 이용, 양 진영 모두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는 황금과 대리석으로 치장된 전용기에 대의원들을 태워 환심을 사거나, 크루즈 진영에서는 부유한 후원자를 동원해 전당대회 기간 값비싼 만찬을 대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거비용 변호사인 브렛 케플은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대의원 입찰 전쟁이 벌어질 것이며, 대의원들은 전대에서 왕처럼 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의원에 대한 물량공세는 두 후보에 대한 무제한 지원이 가능한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에 의해 주도될 수도 있다. 미국 연방선거위원회(FEC) 관련 규정은 2012년 대법원 판결로 ‘슈퍼팩’의 무제한 활동이 합법화되기 이전에 만들어졌다. 따라서 ‘슈퍼팩’의 어떠한 물량공세도 규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슈퍼팩이 당 실무자 200여 명과 특정 후보에 얽매이지 않는 대의원들인 이른바 ‘선출직 슈퍼 대의원’들의 성향과 취미, 가족관계 등을 알아내 각종 로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대의원을 잡기 위한 물량전이 예고되자,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측이 꼬리를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조직력은 물론이고, 자금력도 공화당 지지 성향 거부(巨富)들이 연합한 크루즈 진영을 압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중재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최근 영입한 폴 매나포트는 “법이 있고, 윤리가 있고, 득표가 있다”며 크루즈 진영의 회유를 받고 있는 트럼프측 대의원의 양심에 호소했다.

반면 크루즈 진영의 캐서린 프레지어 대변인은 “대의원 확보를 위한 조직을 이미 만들었다”며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트럼프 진영에서는 “크루즈 측이 우리 대의원들에게 비싼 음식을 대접하거나 속임수를 써 유혹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일부에서는 대의원 확보 경쟁이 협박ㆍ폭력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슈퍼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지지자들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지지를 선언한 ‘슈퍼 대의원’의 전화번호와 연락처를 인터넷에 공개한 뒤, 지지 철회를 요구하는 단체 이메일과 전화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수십 년간 민주당 슈퍼 대의원으로 일해 온 봅 멀보래드가 샌더스 의원 측에 지지자들의 협박에 항의하는 서신을 보냈다고 전했다.

공화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도 “대의원 확보경쟁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으며, 트럼프를 비난하는 일부 대의원들에게 살해 위협까지 가해질 정도”라고 우려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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