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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다르면 보수단체도 종북 취급, 어버이연합은 정권의 호위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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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다르면 보수단체도 종북 취급, 어버이연합은 정권의 호위무사"

입력
2016.05.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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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도 어버이연합 비판

“집회에 건장한 친구들,

희귀한 정보 담긴 팻말 등장

기관과 결탁 않고는 불가능”

“보수의 탈을 쓴 무소불위 집단이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의 추문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어버이연합과 궤를 같이 하던 일부 보수단체 사이에서도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보수진영 인사들도 정확한 진실 규명을 통해 권력이나 재계와의 유착 등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어버이연합 활동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보수단체 인사들은 ‘결국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었다. 그간 보수단체 사이에서도 어버이연합의 정보력과 동원력은 의문이었다고 한다. 배후세력에 대한 의구심이 끊임 없이 제기될 정도였다는 것.

영토 관련 보수단체 활동을 하는 대한영토광복국민운동본부 임춘수 총재는 2일 “어버이연합이 모인 집회를 가면 70대 이상 노인들은 사실상 목소리만 높일 뿐 실제 물리력이 필요할 때는 건장한 친구들이 끼어서 힘을 쓰는 모습을 종종 봤다”며 “과연 그 친구들이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의구심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수단체 관계자도 “정상적인 시민단체라면 파악하기 힘든 내용들을 어버이연합은 다 알고 미리 플래카드를 만들어 집회에 참여한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며 “그 정도 정보력이 있는 기관과 결탁하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어버이연합이 한일 위안부 합의 등 주요 이슈 때마다 보인 행태는 정권의 2중대 역할을 한 증거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임춘수 총재는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 옹호 집회 때엔 어버이연합이 심지어 우리도 빨갱이로 몰아 세웠다”며 “자기들 주장에 동조하지 않으면 사안에 관계 없이 종북좌파로 몰아버리는 게 그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보수단체들이 모인 애국국민운동대연합 오천도 대표 역시 “자기들이 보수라고 주장하지만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비난하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막말을 퍼붓는 것은 도가 지나친 행동”이라며 “어버이연합이 정권의 호위무사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했다.

보수진영 내에선 이번 기회에 어버이연합 커넥션을 제대로 파헤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백창기 구국실천연대 홍보대사는 “어버이연합은 단순히 돈 문제 만이 아니라 권력기관과의 유착 의혹까지 겹친 복잡한 문제”라며 “정권 차원에서 제대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신혜정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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