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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국익 좇아 전략적 밀착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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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국익 좇아 전략적 밀착 강화

입력
2016.05.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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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정상회담 직후 악수를 나누고 있는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APㆍ연합뉴스
지난해 2월 정상회담 직후 악수를 나누고 있는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APㆍ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가 협력 범위와 수준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양국 모두 미국을 견제하는 데 있어 이해관계가 일치하지만 근저에는 국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중러 양국은 최근 들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한반도 배치 논란에 대해 실질적인 공동행보를 취하고 있다. 특히 그간에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 외교라인이 국제사회를 향한 여론전에 주력해왔지만, 최근에는 군사ㆍ안보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모양새이다.

양국은 지난달 28일 국방수장 회담을 통해 올해 역대 최대규모의 육상ㆍ해상 합동 군사훈련 실시에 합의했고, 지난 2일에는 양국이 이달 내에 사상 첫 미사일 방어 시뮬레이션 훈련을 실시키로 했다. 이들 합의는 각각 남중국해에서의 합동 군사훈련 실시 가능성,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됐다.

양국의 이 같은 ‘밀월관계’는 2014년 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점차 뚜렷해졌다. 당시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한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제재로 국가 경제 전반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차이나 머니’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대변자를 자처하고 나섰던 이유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과 양극 체제를 유지했던 과거의 영광을 재연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지도 강하다.

그렇다고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중국에 끌려가는 건 아니다. 자국의 기술력이 우위에 있는 미사일ㆍ위성개발 분야를 지렛대로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자본투자를 끌어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에 다소 앞선 것으로 평가받기도 하는 극초음속(음속의 6~10배) 비행체 개발 분야가 대표적이다.

중국 역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대외정책의 한 축으로 제시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ㆍ해상 실크로드)를 현실화하려면 러시아의 협력이 필수다. 육상 실크로드는 물론이고 태평양ㆍ인도양의 길목인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에 맞서려면 러시아와의 공동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중국 입장에선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직 경제력과 군사력 모두에서 미국에 뒤지는 만큼 국제무대에서의 발언권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러시아만한 나라가 없는 것이다. 러시아가 근래 들어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문제 삼는 것 역시 중국의 의중을 반영한 측면이 크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전통적으로 견제하고 경쟁해오던 중국과 러시아 사이엔 깊은 불신이 여전하다”면서 “최근 들어 강화되는 양국의 협력체제는 국익과 미국 견제라는 공통의 이해관계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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