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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내부서 점점 커지는 ‘혁신위 무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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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내부서 점점 커지는 ‘혁신위 무용론’

입력
2016.05.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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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 “실행권 없어 쇄신 난망”

친박 “새 지도부가 혁신해야”

‘8월 전대’싸고도 갈등 조짐

시기 늦출수록 친박 책임 희석

새누리당 정진석(오른쪽 두번째) 원내대표와 김광림(맨 오른쪽) 정책위의장이 12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조계종 본산인 조계사를 찾아 자승 총무원장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새누리당 정진석(오른쪽 두번째) 원내대표와 김광림(맨 오른쪽) 정책위의장이 12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조계종 본산인 조계사를 찾아 자승 총무원장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새누리당 내에서 ‘비상대책위+혁신위’로 구성될 ‘이원 임시정부’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혁신위가 실행권 없는 특별기구에 불과해 “쇄신은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20대 총선 당선자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원내지도부와 중진들이 합의해 결정한 이원 임시정부의 위상과 역할을 두고 12일 당내에서 엇갈린 해석이 나왔다. “혁신위에는 강제권도, 실행권한도 없어 큰 기대를 할 수가 없다”는 게 비박계 저변의 분위기다. 이런 와중에 친박계에서 혁신위를 격하하는 발언이 나오자 ‘혁신위 무용론’이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 중인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비대위와 혁신위는 문제 진단과 전대 관리의 역할로 한정하고 새 지도부가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혁신안의 수용 여부와 관련해 ‘혁신안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비박계는 혁신위에 대한 불신을 표출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비박계 당선자는 “이럴 바에는 혁신위를 꾸릴 것 없이 전대 개최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며 “그래야 당권주자들이 공약으로 혁신의 청사진을 내세울 테고 당선자의 혁신안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혁신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하태경 의원도 이날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혁신을 밀어붙일 기구에 권한을 안 주고 격하시켰다”며 “혁신위에 실질적 권한이 없는데 위원장을 누가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3선 고지에 오른 홍일표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충격적 참패의 원인을 찾고 앞으로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자세 변화가 나오길 원했는데, 아직 위기의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전대를 당초 예상됐던 7월보다 한 달 더 늦은 8월 치르기로 한 것도 계파 갈등의 쟁점이 될 조짐이다. 전대 시기가 늦어질수록 ‘친박 책임론’이 희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친박계 물밑에선 ‘차기 대선주자는 대선 1년 6개월 전에 모든 선출 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당권ㆍ대권 분리 규정 폐지론도 나온다. 비박계의 한 인사는 “친박계에 유력 차기 주자가 없으니 특정인을 당 대표로 만들고 대표직을 하면서 사실상 당의 구심이자 대선주자로 키우겠다는 의도 아니냐”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당내에선 친박계 핵심부가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입김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논란이 일자 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가소로운 이야기”라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그는 ‘친박 2선후퇴론’에 대해선 “그렇게 덤터기 씌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새누리당을 재창조하는 수준의 혁신안을 만들겠다”며 “혁신안은 새 지도부가 여과 없이 수용할 수밖에 없도록 분명한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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