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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 부활한 '오발탄'... "감격해 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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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 부활한 '오발탄'... "감격해 울었어요"

입력
2016.05.1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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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복원되기 전 '오발탄'(1961)의 화면.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디지털 복원되기 전 '오발탄'(1961)의 화면.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디지털 복원된 '오발탄'의 화면. 위 사진과 비교했을 때 영어자막이 사라지고 유실된 부분이 되살아난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디지털 복원된 '오발탄'의 화면. 위 사진과 비교했을 때 영어자막이 사라지고 유실된 부분이 되살아난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피카소의 게르니카 같은 작품이 시대의 고통 속에서 달구어졌듯 (영화)‘오발탄’도 그 시대가 품어서 나온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고 유현목 감독의 부인 박근자씨)

한국 사실주의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오발탄(1961)’이 디지털 복원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은 19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에서 파주보존센터 개관식을 열고 ‘오발탄’의 디지털 복원본을 첫 공개했다.

고 유현목(1925~2009) 감독이 연출한 ‘오발탄’은 작가 이범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한국 사실주의 영화의 효시로 평가 받는다. 1950년대 전후 한국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영화로 제작 당시에 화제를 모았으나 개봉 며칠 뒤 5·16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상영 중지되는 아픔을 겪었다. 짧은 상영기간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사를 빛낸 주요 작품으로 평가 받아 왔다. 조준형 영상자료원 한국영화사연구소 소장은 “‘오발탄’은 높은 시대성이나 당대 정권과의 불화, 당대 사회에 비판적인 개인을 그려내는 방식을 봤을 때 대표적인 국내 사실주의 영화”라고 평가했다.

고 유현목 감독의 부인 박근자씨가 19일 경기 파주시 한국영상자료원 파주보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상자료원에 기증하기로 한 '오발탄' 시나리오를 들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고 유현목 감독의 부인 박근자씨가 19일 경기 파주시 한국영상자료원 파주보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상자료원에 기증하기로 한 '오발탄' 시나리오를 들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오발탄’은 네거티브 필름(필름으로 영화를 만들 당시 원판 역할을 하던 필름)이 유실됐고, 1963년 제7회 샌프란시스코영화제에 출품하기 위해 영어 자막을 삽입한 판본만 남아있다. 이 판본은 화면 절반이 뜯겨져 나간 장면이 있고 상영시간 107분 중 40분 분량 화면에 678개의 영어 자막이 들어있다. 조소연 영상자료원 보존기술센터장은 “7년 전 영상자료원이 복원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복원 대상 1순위는 ‘오발탄’이었다”며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에 미루다 15편의 복원을 통해 얻은 노하우로 ‘오발탄’을 복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발탄’ 복원 작업에는 2014년부터 3억5,000만원이 투입됐다.

이날 복원판 공개 자리에는 유 감독의 부인 박근자씨도 참석해 제 모습을 찾은 ‘오발탄’을 반겼다. 박씨는 “‘오발탄’이 부활했다는 점이 너무 감격스러워서 어제도 오늘도 울었다”고 말해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박씨는 “그간 (훼손된 필름 때문에) 속상했는데 훌륭하게 복원해준 영상자료원에 고맙다”며 ‘오발탄’ 시나리오와 녹음 대본, 촬영 스케줄 표를 기증했다.

김승현 인턴기자 (이화여대 국어국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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