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남긴 종이학 4마리가 일본 열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7일 히로시마평화공원을 방문한 기회에 종이학 4마리를 직접 접어 2마리는 원폭자료관에서 주변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2마리는 방명록 곁에 남겼다. 당시 곁에 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대통령이 접은 것이냐”고 물었고 오바마 대통령은 “약간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내가 접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원폭 후유증으로 사망한 사사키 사다코(1942~1955)를 기려 평화공원 내에 건립한 ‘원폭의 아이 상’ 이야기를 듣고 종이학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사키는 ‘종이학 1,000마리를 접으면 완쾌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종이학을 접기 시작했지만 964마리를 접다 피폭 후유증으로 숨졌다고 한다. 이에 평화공원을 참관하는 일본인들은 저마다 종이학을 접어 동상에 바쳤고 오바마 대통령도 이를 따라 종이학을 접었다는 것이다. 소식을 접한 사사키의 오빠 마사히로(74)씨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사사키도 분명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히로시마=박석원기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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