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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 구성 협상, 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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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 구성 협상, 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입력
2016.06.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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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국회법은 국회의장단은 오는 7일, 18개 상임위원장은 9일까지 선출하도록 했다. 여야도 20대 국회 개원 전에 원 구성 법정 시한을 지키기로 합의하고 다짐했다. 그런데도 공수표로 끝날 조짐이 짙다. 우선 국회의장 선출을 놓고 여야의 이견이 너무 크다. 이 문제로 매듭이 꼬이자 핵심 상임위인 운영위, 법사위, 예결위원장 배분 협상마저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이해득실을 따질 수밖에 없는 저마다의 처지는 이해가 간다. 바로 그 때문에 집권당의 책임 있는 자세가 무엇보다 아쉽다. 우선 새누리당이 국회의장 자리를 요구할 염치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국회의장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총선 민의를 강조한 일을 벌써 잊은 모양이다. 막상 원 구성 협상에 임해보니 국회의장 자리가 커 보인다고, 말을 뒤집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새누리당은 이제 와서 국회의장은 여당이 맡는 게 관례라고 하지만 16대 후반기 국회 때 원내 1당이자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의 박관용 의원이 의장을 맡았던 예에 비추어 앞뒤가 맞는 소리가 아니다.

여당은 국회의장의 여러 권한 가운데 직권상정 권한에 유난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듯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ㆍ여당과 호흡을 맞춰 직권상정 권한을 행사해야 하는데, 야당 출신이 의장이 되면 그런 가능성이 사라지기 때문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전임 정의화 의장은 새누리당 출신이면서도 균형 감각을 발휘해 의장 역할을 공정하게 수행했다. 야당 인사가 의장이 되더라도 이러한 전통은 이어가 마땅하다. 의장에게서 청와대, 정부ㆍ여당의 전위대 역할이나 편향성을 기대하는 것은 그 대표성과 본분을 오해한 시대착오적 사고다. 더욱이 의장이 야당 쪽으로 기울어 야당 입맛에 맞는 특정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그때야말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라는 최후의 방어 장치가 빛을 발할 수 있다.

20대 국회는 여소야대 3당 체제다. 국정의 무한 책임을 진 새누리당이 추구해야 할 바는 실리와 실용 정신으로 국회를 원활하게 운영하는 것이다. 눈 앞의 이익이나 이해에 집착해 대결적 갈등 국면을 형성하는 것은 집권당의 자세일 수 없다. 물론 야당도 핵심 상임위를 다 갖겠다는 식으로 자기이익만 고집하다가는 국민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법정 시한 내에 원 구성 협상을 원만히 타결하기 위해서는 여야 3당이 열린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원 구성의 법정 시한을 어기는 30년의 그릇된 관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여야가 각별한 타협 의지를 보여주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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