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번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김모(19)씨 발인이 9일 오전 이뤄졌다.
사고 초기 서울메트로가 김씨 개인 과실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장례 절차를 거부했던 유족은 이틀 전 어렵게 메트로의 사과와 합의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김씨는 숨진 지 열흘 하고도 이틀 만에야 차가운 병원을 떠나 장지에 고된 몸을 누이게 됐다.
그간 수백명의 시민과 정치인, 시민활동가들이 다녀간 건국대병원 빈소였지만 이날 오전은 숨소리조차 내기 힘들 정도로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였다.
고인 영정의 눈 부분에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검은 띠가 둘러져 있었다. 사진 속 교복 차림의 앳된 고인 모습이 참석자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위패 옆에는 서울메트로가 이틀 전 발표한 공식 사과문이 놓여 고인의 넋을 달랬다.
발인 시간인 오전 10시가 되자 운구를 위해 친구들이 먼저 일어났고, 검은 상복 차림의 고인 부모도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고인 모친은 신발을 신을 힘조차 없어 남편이 대신 무릎을 꿇고 신을 신겼다.
장례식장 바깥에 대기하던 운구차 뒤로 고인이 누운 관이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고인 모친은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다 바닥에 쓰러졌고, "가지마, 우리 아들"이라고 부르짖으며 통곡했다.
그간 억지로라도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을 보여 왔던 고인 부친도 이날은 관을 붙잡고 오열했다.
고인의 부모는 영정과 관이 운구차에 실린 후에도 한참이나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다른 가족들의 도움을 받고서야 부모는 힘겹게 운구차에 올라탔고, 차량은 장지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으로 출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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