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가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올랜도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참사에 대해 일제히 “테러 행위”라고 비난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국가적 비극을 맞아 오는 15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할 예정이었던 합동유세를 취소한 반면 트럼프는 오바마 행정부의 테러예방 대책이 허술하다며 공격하고 나섰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위터에 “아침에 일어나서 플로리다의 충격적인 뉴스를 들었다”며 “더 많은 정보를 기다리고 있지만 이러한 끔찍한 행위로 인해 영향을 받은 사람들과 내 마음은 함께 한다”고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이어 클린턴 전 장관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이번 참사를 테러 행위로 규정한 뒤 “미국은 유사한 공격을 막기 위해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이번 참사가 게이들이 찾는 클럽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의식해 “LGBT(레즈비언ㆍ게이ㆍ양성애자ㆍ성전환자) 공동체에: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수백만 명의 지지자가 있음을 알기 바란다. 나도 그들 중의 한 명”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주자인 트럼프는 트위터에 “올란도에서 정말 나쁜 총격, 경찰은 테러리즘의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많은 이들이 죽고 다쳤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급진 이슬람 테러주의자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옳았다고 축하하는 지지자들에 대해 “감사하다”며 “나는 축하를 원하지 않는다. 나는 강인함과 경각심을 원한다. 우리는 현명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성명을 발표하는 시간에 맞춰 다시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이 결국 ‘과격한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말을 언급할까?”라며 “만약 하지 않는다면 수치심을 느끼고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슬림 일시 입국 금지’를 주장해온 그가 테러예방체계에 구멍이 뚫린 이번 참사를 계기로 오바마 행정부와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임을 예고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편 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이날 NBC방송에 나와 이번 사건을 “끔찍하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총격을 입은 사람들이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미국에서 살상용 자동무기들이 팔려서는 안 된다”며 “총기를 가져서는 안 되는 사람들과 범죄인,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들의 손에 그것이 들어가서는 안 되도록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