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들 몰려 나홀로 호황 구가
부동산 시장 실거래 위주 재편
다른 지역까지 확산은 안될 듯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서울 강남 개포발(發) 재건축 아파트 투자 열풍이 주변 지역인 서초, 송파 등 강남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앞서 2000년대 초중반 강남 재건축 열기가 전국적인 부동산 광풍으로 번졌던 경험 탓에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은 상황.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개포발 광풍이 강남을 넘어서기는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은 1년 전보다 최대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 거래량(2,033건)은 작년 5월(2,124건)과 큰 변화가 없을 만큼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관심은 이런 호조세가 강남3구를 넘어 어디까지 번질까이지만 업계에선 최근의 열풍이 저금리 심화에 따른 단기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 최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보면, 개포동이 있는 강남구는 5월2일부터 7주째 초강세(전주 대비 0.16~0.24% 상승)를 보이고 있는 반면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0.08~0.17%, 0.02~0.09%로 강남구와는 온도 차이가 있다. 같은 기간 서울의 변동률도 0.05~0.09%로 낮고, 광역시와 지방은 보합 또는 약세를 보여 개포동의 열풍 확산은 아직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무엇보다 부동산 시장이 과거와 달리 실거주 위주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지방에 몰렸던 ‘큰손’들의 투자 수요가 저금리를 타고 일시적으로 강남에 몰린 상황”이라며 “강남 단지 상승이 전반적인 부동산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효과는 있지만 실거주 위주로 형성된 주택시장을 좌우할 정도로 결정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같은 과거의 규제를 다시 꺼내 들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전망은 회의적이다. 서성권 선임연구원은 “강남 재건축 단지는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일부 자산가들의 리그로 변한 상황이라 대책이 절실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강남권 재건축 열기가 올 하반기 정점을 찍은 뒤 제한적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혜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내년부터 2년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90년대 이후 최고치인 70만여 가구나 되기 때문에 강남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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