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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석학 칼럼] 중국의 잘못된 이웃나라 외교 정책

입력
2016.07.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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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게 힘겨운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수십 년간 국내총생산(GDP)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뒤 최근 들어 성장이 둔화했다. 이는 중국의 경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한때 중국은 경제 개발의 모범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의 중국 경제는 유연성이 떨어져 경직돼 있고 너무 비대해져서 변화가 어려워 보인다. 갈수록 다루기 힘들어지고 있는 중국 대중은 경제적 기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정부의 약속을 과연 현재 경제 시스템으로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 점점 의심하고 있다. 많은 중국인이 ‘차이니즈 드림’이 그저 ‘꿈’에 그치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중국이 기존 정책들을 적절히 조합하는 것만으로 당면한 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하긴 어렵다. 그렇게 할 게 아니라 중국은 더 넓고 더 깊은 개혁과 재편을 시작해야 한다. 또 장기적 목표를 위해 단기적 저성장의 쓴맛을 감수해야 한다.

경제적 결정들만으론 광범위한 개혁을 진전시킬 수 없다. 중국은 세계에 보여주고 싶어 하는 중국과 세계가 실제로 바라보는 중국이 얼마나 크게 다른지 인정해야 한다. 중국은 무역 거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또 세계 무대에서 펼치는 중국의 여러 활동과 제휴가 국제적 평판과 중국에 대한 최종 판단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일례로 남중국해의 진전 상황을 바라보는 국제적 시선을 고려해 보자. 중국은 다양한 분쟁에서 자기 뜻을 관철하기 위해 (국가가 무력을 쓰더라도 쟁취하려고 하는) ‘핵심이익’이라는 협박이 담긴 용어를 사용하면서 남쪽 이웃 국가들을 못살게 굴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공직자들은 중국이 오히려 피해국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베트남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어선들을 멈춰 세웠는데 자국이 이미 포기한 수역을 베트남 어부들이 싸움을 걸듯 되돌려 달라고 요구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물론 자국이 맞서야 할 상대라 여기면 어떤 국가라도 몰아낼 힘을 분명 가지고 있다. 중국의 크기와 부에 비하면 동남아시아가 가진 것은 매우 작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과 태도가 동남아 지역에서 중국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줄까.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19세기 접근법이 주변 국가와의 계속되는 적대적 대립을 정당화하는가. 동남아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중국의 이웃일 것이다. 그들의 칼이 짧을 수는 있어도 기억까지 짧진 않을 것이다.

남중국해에서 고집을 부리는 것 때문에 중국이 부당한 비판을 받는다고 많은 중국인은 진정 믿고 있다. 하지만 다른 모든 사람에게 받는 게 불신과 비난이라면 그런 확신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건 대부분의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알고 있는 기본적인 사회적 진실이다. 행복과 조화는 당신이 옳다고 확신하는 공허한 안심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 말이다.

동남아를 넘어서면 한반도만큼 중국의 평판이 위태로운 곳도 없다. 현대적이고 활기차며 문화적으로 세련된 나라가 된 남한은 세계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다. 남한은 자기네의 문제점들을 솔직하고 투명하게 말한다. 대대로 독재적인 지도자가 지배하는 북한은 포로수용소라고 하는 편이 가장 올바른 표현일 것 같은 나라다. 가장 예의 바르게 표현하더라도 광신적 종교 집단 같은 이 정권은 독불장군처럼 대량파괴무기를 개발하려는 계획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의 주요 수출품은 정치 시스템이 만드는 블랙 유머나 난민, 미국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예외주의 요구다. 중국은 사실상 북한의 유일한 동맹국이다. 하지만 중국도 점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정하게 말해 한반도에서 중국의 이익은 서구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중국에게 북한은 외교 정책적 문젯거리라기보단 여러 측면들의 이슈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나라라 할 수 있다. 이런 이슈들의 조합은 중국이 향후 진로에 대한 계획을 세울 때 자국 내부의 논쟁에 나쁜 영향을 준다.

북한이 사라지고 혹시라도 북한과 남한이 통일을 이루게 되면 중국의 안보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그리고 그러한 이익을 인식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역사적으로 ‘동맹국’(오늘날 많은 중국인은 그러한 표현에 발끈할 것이다)이었던 나라를 잃고 한국이라는 라이벌 국가를 강하게 만들게 된다면 중국은 정치 시스템이나 외교 정책에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이것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북한과 오랫동안 이어져 온 관계의 미래는 국제 사회가 아닌 중국 자국에 의해 결정될 거란 사실 말이다.

한반도 상황을 신중히 고려함으로써 중국은 장기적 국익을 강화할 이상적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국제사회의 주류적 시각과 같은 입장을 취할 수 있고 세계가 바라보는 중국과 중국 스스로 바라보는 중국의 차이를 줄여나갈 수 있는 지점이 바로 여기 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덴버대 조세프 코벨 국제대 학장ㆍ국무부 전 차관보

번역=고경석기자 ⓒ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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