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미측 “이준서가 자료 독촉”
국민의당 단독 범행 발표 반박
검찰, 윗선 공모 여부 수사 집중
국민의당의 문재인 대통령 아들 취업 특혜 의혹 조작 사건이 당원 이유미(38)씨 단독 범행인지, 당 차원의 조직 범죄인지 여부를 놓고 관련 당사자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검찰은 구속된 이씨를 30일 다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씨 변호인 차현일 변호사는 전날 밤늦게 발표한 입장문에서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에게 ‘이씨가 단독 범행으로 자백했다’고 전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28일 이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씨가 검찰 조사에서 혼자서 제보 조작을 했다고 진술했다”며 당 차원의 지시 의혹을 부정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진술 내용을 차 변호사 사무실을 통해 확인했다고 주장했는데, 차 변호사가 이를 정면 반박한 것이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제보 자료를 조작한 동기에 대해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자료를 독촉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남부지검 공안부(부장 강정석)도 이 전 최고위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하고 자택을 압수수색 하는 등 당 차원의 공모관계가 있는지 여부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반면 20일 검찰 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에게 제보를 전달 받았다고 진술한 김인원 변호사는 “당 윗선에서 미리 알았다거나 조작을 지시했을 리 없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과 김 변호사는 지난 대선 당시 각각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장과 부단장이었다.
관련 당사자들 진술이 엇갈리는 건 범행 성격에 따라 사건의 여파가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 당시 대선 캠프 소속 인사들로서는 조작 사실을 미리 알았거나 지시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이 경우 이 전 최고위원, 김 변호사, 이 의원은 물론 당 고위 인사까지 검찰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반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구속된 이씨 입장에선 단독 범행보다는 ‘윗선 지시에 따랐다’고 주장하는 게 양형을 낮추는데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30일 오후 이씨의 구속 후 첫 조사를 진행하며 당 인사들과 이씨가 사전에 교감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압수물품에 대한 분석이 끝나는 대로 이 전 최고위원 등 관련자도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은 “필요한 사람은 모두 불러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날 “정치적인 책임까지 수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불필요한 과잉수사’라는 정치권 일각의 비판에 부담을 느끼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이날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은 이씨가 지난 25일 안철수 전 대표에게 “제발 고소 취하를 부탁드린다”라며 구명을 호소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답문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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