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이 8ㆍ27 전당대회 첫 출사표를 던졌다. 8월 말 치러지는 국민의당 전당대회는 당 중진인 정동영ㆍ천정배 의원과 안철수계에 가까운 문병호 전 의원의 3파전이 예상된다. 앞으로 한 달 이상 펼쳐질 전대 레이스에서 정 의원을 비롯한 당권 주자들은 당의 위기 극복 방안을 강구할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정 의원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번 전대는 전대가 아니라 변화의 대회, 변대가 돼야 한다”며 “당을 위기에서 구해보고자 출마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위기에는 제대로 된 장수가 필요하다”며 “제2의 몽골기병론으로 속도감 있게 개혁의 경쟁자로서 국민의당 지지자들과 당원들께 이 부끄러운 현실을 벗어나서 자부심을 찾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건 몰라도 위기를 돌파하는 데는 저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아마 유용하게 쓰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최근 ‘문준용 특혜입사 제보 조작 사태’ 등 당 안팎에서 발생한 위기의 원인을 시스템의 부재로 꼽았다. 정 의원은 “(창당 이후) 1년 6개월 동안 정상적인 체제보다 비대위 기간이 길었다”면서 “이런 비정상적인 운영 속에 이유미씨 사태 같은 불행이 잉태됐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시스템으로서 당이 운영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위험요소”라며 “시스템의 첫 걸음은 주인 찾아주기이고 당의 주인은 망설임 없이 당원”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당원 주권주의’ 조항을 당헌 제1조 2항에 명시할 것을 공약했다.
정 의원은 이번 조작 사건과 관련해 안철수 전 대표의 입장표명도 촉구했다. 정 의원은 “위기관리의 기본은 신속하게 책임을 규명하고 책임에 따라 입장을 밝히는 것인데 시간을 천연(遷延ㆍ 일이나 날짜 따위를 미루고 지체함)한 것이 당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정 의원이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지면서 다른 주자들의 출마선언도 이어질 전망이다.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쯤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전 대표도 출마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 외에 최경환ㆍ황주홍 의원, 정호준 비대위원 등도 당 안팎의 출마 요구를 받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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