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의례적 법안 서명 42회
26번 주말 중 21번 리조트서
괜히 ‘트위터 대통령’이 아니었다. 20일(현지시간) 취임 6개월을 맞이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같은 기간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게재한 트윗 개수가 991건을 기록했다. 대통령 공식 트위터 계정을 제외한 개인 계정만 셈한 횟수다. 대통령 핵심 직무라 할 수 있는 서명 법안 수와 대통령 행정명령, 포고, 메모 등 행정지시 건수를 다 합쳐도 트위터 횟수의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미 CNN방송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국정운영 성적을 평가하며 “취임 첫해 하반기도 아무런 입법 성과 없이 지난다면 트럼프 정권의 신뢰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든 항목을 통틀어 트럼프의 트위터 성적은 독보적이다. 트럼프는 당선 전 “부정직한(crooked) 힐러리 (클린턴)”를 200번 넘게 반복하며 정적 ‘낙인 찍기’용으로 트위터를 사용한 반면, 당선 후에는 언론 공격에 맞서 ‘자기 변호’를 위한 창구로 용도를 바꿨다. 트위터 10번 중 1번꼴로 “가짜 뉴스”를 비난했고, 자신과 대선 캠프 측근들을 둘러싼 ‘러시아(58번 언급) 스캔들’에 대한 해명도 꾸준히 쏟아냈다.
트위터 활동이 무색하게 트럼프의 정책 추진 성과는 극히 미미하다. 의회와 협치 결과인 법안 서명은 42차례 이뤄졌는데,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 중 절반은 의회에서도 논란이 없었던 의례적인 법안이고 나머지 약 36%에 해당하는 15개는 버락 오바마 전 정권의 규제를 없애는 내용이다. CNN 역시 “세제 개혁, 오바마케어 폐기, 인프라 등 주요 법안 처리 점수는 0점”이라고 혹평했다. 입법 외 대통령 단독 권한인 행정명령(40)ㆍ포고(54)ㆍ메모(48)는 총 142건이 발표됐다.
언론과 면대면 소통도 지난 정권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줄었다. 연일 미 신문ㆍ방송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현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연 것은 한 차례에 불과하다. 후보 시절 정기적인 기자회견에 카메라 스포트라이트 받기를 즐겨 하던 모습과는 정반대다. CNN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만 11번의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조지 W. 부시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각 5번, 12번을 기록했다.
트럼프가 ‘자기만의 세계’로 들어가는 모습은 그의 주말 행태에서도 드러났다. 총 26번의 주말 중 21번은 백악관을 떠나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 등 자신의 이름으로 운영 중인 사업장에서 보냈다. 당선 전 수차례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외유를 비난했지만 트럼프 본인 역시 40일은 자신 소유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겼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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