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변호인단과 동문 탓
재판부 재배당 요청 수용
국정농단 재판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 받은 최순실씨의 항소심 재판부가 교체됐다. 변호인 중 일부와 연고 관계가 있다는 이유로 재판부가 재배당을 요구하자 이를 수용한 것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부를 형사3부(부장 조영철)에서 형사4부(부장 김문석)로 교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종석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는 “형사3부 재판부가 변호인단 일부와 동문이라는 이유로 요청해 재배당이 이뤄진 것”이라며 “다만 구체적으로 누가 동문 관계인지는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관 등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에 따르면 배당된 사건을 처리함에 현저히 곤란한 사유가 있어서 재판장이 그 사유를 기재한 서면으로 재배당을 요구할 수 있다. 서울고법은 2016년 8월부터 전관예우 등 법조비리 근절을 위해 법관과 변호인이 ▦고교 동문 ▦대학 동기 ▦대학원 동기 ▦사법연수원 동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동기 ▦같은 시기 같은 부서ㆍ같은 변호사 사무소 근무 등 연고 관계에 있는 경우에도 재배당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울고법은 이번 조치가 “이전 재판에서 보여준 법관의 경향성과 성향을 보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다”며 최순실씨 측이 지난 7일 제기한 법관 기피신청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형사3부는 작년 11월 최씨 딸 정유라씨의 학사농단 의혹 관련 항소심에서 최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로 새로 배정된 김문석 부장판사는 최완주 서울고법원장과 동기(사법연수원 13기)인 베테랑 법관으로 작년 7월 넥슨에서 각종 특혜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7년과 벌금 6억 원, 추징금 5억여원을 선고한 바 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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