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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모터스포츠]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는 포뮬러 e 챔피언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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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모터스포츠]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는 포뮬러 e 챔피언십

입력
2018.03.20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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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e 챔피언십은 새로운 미래의 모터스포츠 중 하나다. 사진: 재규어
포뮬러 e 챔피언십은 새로운 미래의 모터스포츠 중 하나다. 사진: 재규어

세계는 크고 넓다. 덕분에 어떤 분야든 각 지역이나 시대적 배경에 따라 다양한 속성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모터스포츠의 세계 역시 마찬가지다. 자동차가 등장했던 시기부터 지금까지 시대와 지역의 특성 등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와 종류의 모터스포츠가 탄생하고 지속되고 또 사라지기도 했다.

지금의 기준으로 본다면 모터스포츠는 서킷과 오프로드 등 달리는 환경에 따라 나뉘기도하고 차량의 형태나 규칙에 따라 분류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레이스 카테고리로는 오픈 휠 레이스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포뮬러 원(F1)이 있으며 물론 양산 차량을 기반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GT 레이스 및 투어링 카 레이스 등도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리고 최근 현대자동차가 도전을 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WRC(월드 랠리 챔피언십)과 같은 오프로드 레이스도 그 중 하나이며 WRC에 이어 투자 및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는 TCR은 투어링 카 레이스 분야에서 그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다. 생산 대국이라는 명성과 달리 그 문화는 여전히 걸음마 단계지만 아마추어 드라이버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원 메이크 방식의 레이스가 주류를 이루며 국내 최고 등급의 카테고리로는 스톡카를 활용한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슈퍼6000 클래스와 투어링 카 레이스 클래스인 GT 클래스(슈퍼레이스 챔피언십) 등이 존재한다.

새로운 시대를 위한 모터스포츠, 포뮬러 e 챔피언십

모터스포츠라는 것은 영원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이미 많은 시간 동안 얻은 경험으로 알고 있다. 모든 일에 시차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터스포츠 역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대안자’가 등장하기도 하고 또 ‘변화를 거부한 것’이 도태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새롭게 등장한 모터스포츠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최근 모터스포츠 업계의 두 가지 테마가 있다. 바로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이다. 이 두 가지 큰 갈래는 모터스포츠 시대의 트렌드를 뒤바꾸고 있다. 실제 지속가능성에 집중한 TCR이 WTCC를 끌어 내리기도 했으며 프로토타입 레이스와 GT 레이스에서는 ‘지속가능한 레이스’를 자처하며 LMP3 클래스와 GT4 클래스가 새로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다.

한편 친환경이라는 요소 역시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2010년 이후에는 전세계에서는 전기차를 기반으로 하는 모터스포츠의 등장에 대해 많은 고민하며 새로운 모터스포츠의 등장을 예고하는 듯 했다. 그리고 2012년, FIA(국제자동차연맹)는 ‘포뮬러 e 챔피언십(Formula e Championship)’의 도입을 알리고 2014년 10월, 2014-2015 시즌을 첫 출범 시즌으로 하는 전기차 싱글 시터(Single-seater)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싱글 시터 전기차 레이스, ‘포뮬러E 챔피언십’

포뮬러 e 챔피언십은 FIA가 주관하는 세계 최초 싱글 시터 전기차 레이싱 대회로 2014년 시범 시즌을 거친 후 2015년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포뮬러 e 챔피언십은 대기 환경 등의 이유가 큰 중국 베이징을 시작으로 멕시코,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전 세계 10개국 주요 도시에서 치러지며 기존의 모터스포츠 무대인 ‘서킷’을 떠나 도심 속으로 접근했다.

전문적인 서킷이 아닌 공공도로를 임시로 막아 구성하는 스트릿 서킷에서 주로 개최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포뮬러 e 챔피언십에 사용되는 레이스카 자체가 전기자동차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친환경성과 배기 사운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자 접근성이 떨어지는 서킷의 한계를 극복하고 팬들에게 더욱 다가서는 모터스포츠 업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네 번째 시즌, 경쟁의 구도를 그려가는 포뮬러 e 챔피언십

2014-2015 시즌을 출범 첫 시즌으로 개최한 포뮬러 e 챔피언십은 2017-2018 시즌이 치러지는 현재 총 네 번의 시즌을 겪으며 치열한 경쟁의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초기에는 ‘시스템’을 구성하는 시간이었다면 올해 치러지고 있는 네 번째 시즌과 올 연말에 막을 올릴 다섯 번째 시즌부터는 글로벌 대표 모터스포츠로서의 ‘격’을 다잡는 시즌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포뮬러 e 챔피언십 초기에는 포뮬러 레이스카를 비롯해 대회 규정 등의 구성 및 운영에 있어서 다소 ‘원 메이크 레이스’의 형태에 가까웠다. 이를 통해 대회 운영에 있어 뛰어난 통제 능력을 가지고 부품 및 기술 문제에 따라 대회 단위에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다.

그 덕에 초기에는 전기자동차에 대한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르노와 모터스포츠 전문 업체인 스파크 레이싱 테크놀로지가 개발을 주도한 스파크-르노 SRT_01E 레이스카를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하지만 레이스가 빠르게 자리를 잡고 내용의 질적인 면이 성장하게 되면서 각 팀의 개발 능력 및 노하우 등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해지며 각 팀의 개발 성향을 반영할 수 있는 보다 발전된 레이스카를 선보이게 되었다.

포뮬러 e 레이스카는 F1 무대에서 사용되는 ‘카본 허니콤 구조’를 반영했으며 카본파이버와 알루미늄 합금으로 조합된 모노코크 섀시를 기반으로 뛰어난 무게 절감과 우수한 강성을 확보했다. 여기에 강력한 전기 모터와 장거리 주행을 고려한 고성능 배터리를 장착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초 만에 가속할 수 있는 탁월한 성능을 확보했다.

한편 대회의 형태 역시 꾸준히 변화 중이다. 포뮬러 e 챔피언십은 한 번의 대회에서 약 80km 정도를 달리는 스프린트 레이스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나 향후 기술 발전이 뒷받침된다면 내구 레이스로 진행할 예정이다. 물론 아직은 기술 발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배터리의 급속 충전이 어렵고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 확보가 어려운 포뮬러 e 챔피언십의 독특한 구조인 ‘차량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제조사들이 집중하는 포뮬러 e 챔피언십

포뮬러 e 챔피언십이 주목을 받는 건 바로 이 대회가 ‘자동차 제조사’들의 새로운 도전의 장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회 초기에는 르노가 ‘르노 이담스(RENAULT E.DAMS)’라는 이름으로 참전하며 대회 초반의 역사에 있어 주도권을 가졌으며 E-tron 등 전기자동차 시장에 적극적인 자세의 아우디 역시 ‘압트 쉐플러 아우디 스포트(ABT SCHAEFFLER AUDI SPORT)’의 이름으로 출전하고 있다.

이외에도 PSA 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DS가 버진과 손을 잡아 출전을 하고 있다. 한편 포르쉐, BMW 등 역시 포뮬러 e 챔피언십의 출전을 선언했으며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탁월한 활동을 펼쳐온 닛산 역시 출전을 선언하며 포뮬러 e 챔피언십의 제조사 경쟁 부분에 불을 지피고 있다.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는 재규어

포뮬러 e 챔피언십에 관련해 돋보이는 브랜드가 있다면 바로 재규어다.

세 번째 시즌(2016-2017년)부터는 재규어 역시 포뮬러 e 챔피언십에 나서고 있다. 파나소닉을 3년 동안 1600만 유로 규모(약 200억 원)의 타이틀 스폰서로 맞이해 ‘파나소닉 재규어 레이싱 팀(Panasonic Jaguar Racing Team)’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올해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재규어는 브라질 출신의 베테랑 드라이버, '넬슨 피케 쥬니어를 필두로 호주의 미치 에반스를 앞세웠으며 포뮬러 1 경험과 다양한 레이스 커리어를 자랑하는 호 핀 퉁(중국)을 리저브 드라이버로 이름을 올리며 치열한 포인트 경쟁에 나서고 있다.

참고로 호 핀 퉁은 영화배우 성룡(재키 찬)이 운영하는 재기 찬 DC 레이싱 팀 소속으로 르망 2시간 내구 레이스 포디엄 정상에 올랐던 중화계 모터스포츠 스타 중 하나로 최근 랜드로버가 많은 호응을 받았던 ‘드래곤 챌린지’ 영상 속 붉은 레인지 스포츠 드라이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드라이버다.

재규어는 포뮬러 e 챔피언십을 위해 8,000여 명 이상의 엔지니어들이 참여해 고성능 EV 개발 능력을 대폭 향상시켰으며 출전 이후에도 하이브리드 컨셉카 C-X75 개발의 파트너였던 윌리엄스(Willams)와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경기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히 ‘브랜드가 활동한다’라는 것을 뛰어넘어 ‘브랜드의 방향성’을 부여하는 모습인 것이다.

실제 재규어랜드로버의 그룹 엔지니어링 디렉터 릭 로저는 포뮬러 E 챔피언십 출전에 대해 “포뮬러 E가 지향하는 방향과 재규어가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은 같은 목표”라고 밝히며 “포뮬러 E를 통해 재규어의 우수성과 재규어가 EV 시장에서 경쟁력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포뮬러 e 챔피언십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파나소닉 재규어 레이싱 팀은 올 시즌 종합 3위를 달리며 시즌 후반 챔피언 등극을 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재규어의 또 다른 투자, 'I-페이스 e 트로피 컵'

재규어는 팀을 꾸려 포뮬러 e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활동에 나선다.

실제 재규어는 크로스오버 형태의 고성능 전기차, I-페이스를 기반으로 원 메이크 레이스 시리즈인 'I-페이스 e트로피'를 2018-2019 시즌부터 유치할 계획이다. 안전 등을 보강한 I-페이스 레이스카들은 포뮬러 e 챔피언십의 본 경기에 앞서 20여 대가 치열한 스프린트 레이스를 펼치며 전기차의 뛰어난 주행 성능과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 해소, 그리고 재규어의 전기차 개발 능력 등을 알리는 홍보의 장이 될 예정이다.

공개 공개 및 공식 데뷔 등을 앞두고 있는 재규어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인 I-페이스는 스포츠카 전문 브랜드로 명성이 높은 재규어의 개발 기조를 반영하여 지금까지의 전기차보다 더욱 강력하고 뛰어난 주행 성능과 재규어 특유의 고급스러운 감성, 그리고 탁월한 코너링 및 핸들링 성능을 예고하고 있다.

포뮬러 e 챔피언십, 한국에서 볼 수 있을까?

포뮬러 e 챔피언십은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가 주도하는 대회가 아닌 FIA가 주관하는 대회인 만큼 세계 모터스포츠 무대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대회의 특성 상 대형 서킷을 필요로 하지 않고 스트릿 서킷에서 주로 개최되는 만큼 서킷을 소유하지 않는 도시라도 대회를 유치할 수 있다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고 폭 넓은 전기자동차 성장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제주도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집중되어 있는 서울, 부산 등 역시 포뮬러 e 챔피언십의 개최지로 어울린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에는 ‘카본프리 아일랜드’를 추구하고 있는데다가 ‘대회 유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원희룡 도지사의 발언도 있어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도지사의 발언 하나로 레이스 개최가 하루 아침에 결정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레이스인 만큼 한국에서도 포뮬러 E 챔피언십이 개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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