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갑, 전남 영암ㆍ무안ㆍ신안
후보인 박혜자ㆍ백재욱 지원 위해
경선 방식도 바꿨지만 모두 패배
“지지층 분열만 초래” 비판 쏟아져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광주ㆍ전남지역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추미애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의 힘이 실린 것으로 알려진 후보들이 당내경선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중앙당이 경선방식을 바꾸는 무리수까지 두고도 지지층내 분멸만 초래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6ㆍ13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회의원 재선거를 치르는 호남 지역은 광주 서구갑과 전남 영암ㆍ무안ㆍ신안 등 2곳이다. 28일 끝난 광주 서구갑 경선에선 송갑석 광주학교 이사장이 53.52%를 득표해 당 지원을 받은 박혜자 전 의원을 제쳤다. 전날 전남 영암ㆍ무안ㆍ신안 경선도 서삼석 전 무안군수가 56.12% 득표율로 추 대표 측근인 백재욱 전 청와대 행정관(43.88%)에 승리했다.
당초 민주당 지도부는 ‘여성 30% 공천 의무’, ‘당 기여도’ 등을 이유로 박 전 의원을 광주 서구갑에 전략공천하려 했다. 그러나 지역에서 “당이 광주시민 선택권을 빼앗는다”, “한 후보에게 두 번씩이나 전략공천 기회를 주는 건 불공평하다”는 불만이 들끓기 시작했다. 이한열 열사 모친인 배은심씨까지 상경해 경선 보장을 촉구하고 나서자 지도부는 전략공천 카드를 거둬들일 수밖에 없었다.
당 지도부는 대신 일반시민 여론조사가 빠진 100% 권리당원 투표 경선을 결정했다. 전임 지역위원장인 박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주겠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송 후보는 경선 전날 “박 전 의원은 6년간 모든 조직을 장악하고 관리해온 지역위원장 출신”이라며 “나는 단 한명의 지방의원도 없고 찾아가고 문자를 보내야 할 권리당원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경선의 날을 맞이했다”고 불공정함을 호소했다.
반면 전남 영암ㆍ무안ㆍ신안 지역 경선은 100% 일반 시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러져, 중앙당이 이중잣대를 들이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역위원장 출신 서 전 군수에게 유리한 권리당원 투표를 완전 배제하고, 백 전 행정관의 ‘청와대 직함’을 어필할 수 있는 일반 시민 여론조사만 반영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앙당 선관위는 백 전 행정관이 서 전 군수의 ‘대리투표’ 의혹을 제기하자 24일 경선결과 발표를 전격 연기하고 지역 실사를 위해 선관위원을 내려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별다른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서 전 군수가 경선에서 최종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 지도부는 핵심텃밭인 호남 바닥민심과 괴리만 확인하며 굴욕적 결과를 떠안게 됐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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