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만명당 타살 사망자 0.7명
OECD 평균(0.3명)의 2배 웃돌아
우리나라 어린이(0~14세) 사망자 10명 중 2명은 유기나 학대, 가족 동반자살 등 타살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어린이 중 타살 당하는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회원국 중 최상위권이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사고에 의한 어린이 사망 분석’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사고로 인한 어린이 사망자 수는 270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어린이 0.7명이 사고로 인해 사망한 꼴이다. 10년 전인 2006년 하루 평균 어린이 사망자(2.0명)과 비교하면 1.3명 감소했다. 사고는 자살 및 타살을 뜻하는 ‘의도적 사고’와 그 밖의 ‘비의도적 사고’로 분류된다.
눈에 띄는 부분은 타살로 인한 어린이 사망이다. 2016년 타살된 어린이는 52명으로, 전체 사고 사망자의 19.3%를 차지했다. 2006년 8.3%보다 2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어린이 인구 10만명 당 타살로 인한 사망자는 0.7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 0.3명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개별 국가 중에선 미국(1.5명), 룩셈부르크(1.1명)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어린이 사고사 중 자살 비중은 2016년 8.1%(22명)로, 10년 전(4.7%)보다 3.4%포인트 증가했다. 어린이 10만명당 사망자 수는 0.3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과 같았고, 국가 순위로는 열두 번째였다.
우리나라 어린이 사망자의 자살ㆍ타살 비율 증가는 불의의 사고에 따른 사망자 비율이 감소하는 것과 대비된다. 2016년 교통사고, 질식사고, 추락사고, 익사사고, 화재사고, 중독사고 등 비의도적 사망 비율은 72.6%로, 10년 전 87.0%에서 14.4%포인트 줄었다. 반면 자살과 타살을 합산한 의도적 사망 비율은 13%에서 27.4%로 늘어났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유기와 학대, 가족 동반자살에 의해 사망하는 어린이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어린이 10만명당 사망자 수 집계에서도 비의도적 사고는 2006년 7.0명에서 2016년 2.8명으로 크게 감소했지만, 의도적 사고는 2016년 1.1명으로 10년 전과 동일했다. 어린이 10만명 당 전체 사망자 수는 10년 전(8.1명)의 절반 수준인 3.9명이었다. 이 수치는 1996년 24.3명, 2005년 9.4명 2010년 6.3명 등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