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단, 확전 피하며 심의 대비
대검은 ‘정당한 지휘’ 부각 전략
판정패한 쪽은 책임론 휘말릴 듯
수뇌부의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외압 의혹 사건수사 부당 개입 논란으로 뒤숭숭한 검찰이 18일 열릴 전문자문단 심의로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심의 결과에 따라 문무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와 수사단 항명 중 하나가 정당성을 얻는 셈이라 판정패 당한 쪽은 거센 책임론에 휘말릴 수 있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과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은 18일 오후 전문자문단에서 수사단 조사결과를 두고 진검 승부를 벌인다. 판검사 출신 변호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수사 외압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과 최종원 서울남부지검장(전 춘천지검장)의 기소 여부, 채용비리 연루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검찰 간부가 묶인 외압 의혹 대목 등을 판단한다. 외부 법률전문가 7명 판단에 검란 사태의 향방이 달린 셈이다. 다만, 권 의원의 구속영장은 심의결과와 무관하게 청구된다.
전날 문 총장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날을 세웠던 수사단은 검찰 수뇌부와의 확전을 피하며 전문자문단 심의 대비에 집중하고 있다. 총장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태클’을 건 항명성 대응으로 검찰 내부에 곱지 않은 시선이 있음을 의식한 수사단은 수사결과를 인정받아 난관을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 수사단 관계자는 “수사할 부분은 다했기에 심의 준비에 막바지 공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단에선 김양수 부장검사를 포함해 검사 2, 3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권 의원 수사에 주력한 검사도 자리를 함께 한다.
대검은 대검 간부 등의 외압 의혹을 강력 반박할 계획이다. 대검 반부패부 김후곤 선임연구관은 이날 검찰내부망에 ‘지난해 강원랜드 비리 1차 수사의 문제를 파악해 재수사를 결정한 곳이 반부패부’라며 법과 원칙에 따른 정당한 지휘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부패부장이 (수사 절차를 문제 삼는) 권 의원의 항의전화를 한 차례 받긴 했지만 이에 굴복해 수사를 방해한 사실이 없다’고 썼다. 문 총장도 “검찰권이 바르게, 공정히 행사되도록 관리ㆍ감독하는 게 총장 직무”라며 부당한 수사지휘권 행사 논란을 일축했다.
하지만 심의에서 수사단 결론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수사 독립성을 보장했다가 개입한 문 총장에게 의혹의 시선이 더 쏠릴 수 있다. 특히, 총장 직속인 반부패부장 기소 의견이 맞다는 결론이 나면 문 총장은 치명타를 피할 수 없다. 반대로 수사단 판단이 상당수 깨지면, 양부남 단장이 거센 책임론에 휘말릴 전망이다.
상급기관인 법무부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박상기 법무장관은 이날 검찰인사제도 개선안 발표 자리에서 “수사 과정에서 수사 관계자 의견이나 주장이 표출되고, 검찰 조직이 흔들리는 것처럼 비쳤다”며 “신속ㆍ엄정하게 처리돼 ‘불필요한 논쟁’이 정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 내부 충돌 양상이) 부끄럽고 안타깝다”며 “엄정한 법 집행에 어떤 차질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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